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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표류하는 TK 현안···민선 8기, 성과 없이 마무리?

김은혜 기자 입력 2026-04-14 10:00:00 조회수 79

대구·경북 민선 8기가 지역 주요 현안의 표류로 아쉬운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공항 사업 지연과 행정통합의 혼선, 주민 참여 제도 축소 등 지역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토크ON'은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민선 9기의 올바른 방향과 유권자의 역할을 논의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구·경북 민선 8기에서 핵심 현안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TK 신공항 사업 지연입니다. 본부장님, 신공항 사업이 좌초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TK신공항은 민선 6기, 7기, 8기를 관통하는, 무려 10년 이상 표류하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는 것만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구시장이나 경상북도 지사의 제1 공약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요. 토지 보상 매입이 끝나면 착공에 들어가야 현재의 부지를 개발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신공항이 민선 9기의 최대 선거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지역의 중장기 과제가 단체장의 행보나 정략적 목적에 따라 이용되는 것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고 봅니다. 이제는 너무 오랫동안 신공항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정말 지역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지조차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에 우리 지역이 직면한 너무 심각한 문제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도, 여전히 신공항 문제가 모든 이슈를 다 덮는 ‘제1의 과제’로 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반면에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홍준표 시장 재임 당시에 굉장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번복됐고요. 취수원 이전 문제도 해결이 된 듯한 문제였는데, 홍준표 시장이 거의 합의된 사항을 번복해서 혼란을 키웠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굉장한 행정 비용을 낭비했고요. 지역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현안들은 주민의 삶에 직접 연관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를 하고, 의견 수렴을 하는 과정을 잘 거쳐야 하는데요. 숙의 과정 없이 단체장이 결정하고, 반대가 있다고 하면 금방 번복하고, 충분한 숙의와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이 계속 번복되고 혼선을 빚으면 지역이 발전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행정 통합은 기초 단위부터 토론, 숙의가 이뤄지는 과정이 필요하고요. 시·도의원 또는 시·군·구 의원들이 나서서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 통합 같은 문제에 대해 의견 수렴하고 토의해 보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단체장들만 나서고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실에서 행정통합 시 20조 원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까 부랴부랴 서두른 감이 있었거든요. 행정 통합도 차기 총선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홍 전 시장은 '정책 토론 청구 제도'를 손질했죠? 주민들이 지자체의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토론회 개최를 청구하는 제도인데요. 거버넌스와 관련한 문제점 말씀하신다면요?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홍준표 시장이 당선된 후 인수위 과정에서부터 먼저 손댄 부분이 ‘거버넌스 시스템’입니다. 지방 정부와 주민 간에 만들어져 있던 협치 제도들을 하나하나 손질했습니다. 많은 장치들을 없애거나 주민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다 바꿨는데요. 최소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방어선을 없앴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이 참여하고 숙의하는 협치 모델에서 사실상 행정이 주도하고 결정하는 모델로 바꿔 왔습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은 민선 8기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고요. 우리가 빨리 거버넌스 체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지방 행정과 지방 정치에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고, 행정은 더욱 권위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기에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본부장님, 시민운동을 하시면서 거버넌스 관련해서 해 주실 말씀이 또 있으실 것 같은데요?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민선 8기 대구 시정을 보면, 대구시가 ‘정책 토론 청구 인원’을 늘렸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지역 인구가 줄고 있는데 맞지도 않고요. 홍준표 전 시장이 경남도지사 때도 소통에서 일방통행을 했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대구 시정을 맡은 후에 개선을 기대 했습니다만, 오히려 더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민선 9기에는 언론과 시민사회뿐 아니라 주민들이 의사 표명과 여론 수렴을 통해서 시정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정책토론회 청구 인원은 2배로 늘린 부분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기에 개선해 나갔으면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금부터는 민선 9기 TK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50여 일 뒤에 유권자들이 단체장의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검증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는 지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젠 선거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앞에 내세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대형 프로젝트를 앞에 내세운 선거를 통해서 단체장들도 뽑고 의원들도 뽑아왔는데, 대구와 경북 주민의 삶은 얼마나 나아졌냐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실제 우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약인가라는 것에 집중을 하고요. 규모가 큰 공약들은 실제로 예산이 확보될 수 있느냐는 것을 주민뿐 아니라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가 집중적으로 다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보자가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인가, 실천을 하는 사람인가를 봐야 하고요.

공약은 얼마든지 멋있게 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후보의 과거 행보에서 정말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켜왔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권위적 행보가 아니고 정말 주민과 소통하면서 공론화 과정을 잘 거쳐서 모두에게 적절한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 아닐까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본부장님이 보시기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은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대구시 예산은 일반 회계 기준으로 연간 10조 원입니다.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거든요. 지금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로 우리 시민들, 도민들의 삶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선 9기에는 정부의 정책과 결합한 지역 실정에 맞는 공약들이 많이 제시돼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못 주거든요. 교통이나 이동을 위한 인프라는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속 투자를 해온 경향은 있거든요. 

그러면 지금의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신공항 건설도 지금 중지할 것인가, 만약 신공항 건설을 중단한다면 현재 대구국제공항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결론이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민선 9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시민·도민들이 적어도 시장·도지사의 정책이나 공약에 어떤 것이 제시됐는지 관심을 가져야만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지역민이 관심 없는 상태에서 언론에서 아무리 취재해도 읽어보지 않는다면,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거든요.

[김상호 사회자]
지금 대구시장 선거가 전례 없는 격전지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인물 중심 선거로 흘러가다 보면 앞으로 어떤 영향이 나타나게 될까요?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는 민선 9기를 앞두고 5개 특별시·광역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5대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혐오·차별 조장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 재원이나 이행 계획이 없는 공약은 지양해 달라. 비방이 아닌 정책 경쟁을 해 달라. 사실 기반 정책을 설명해 달라. 당선 이후 공약 이행 책임을 져 달라.’ 이러한 5가지 실천 과제를 제시하면서 수용을 촉구하고 있거든요. 

인물에 대해서도 그간의 성과는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가, 소통·공감 능력은 어느 정도 있는 지 살펴봐야 할 것이고요. 지방세는 취득세가 낮아지면서 굉장히 어려워져 가는 만큼 정부 정책이나 대통령 공약과의 ‘정합성’을 이룰 수 있는 공약들이 나오고, 단계별로 시행할 수 있는 이행 과정과 실천 과제들을 제대로 제시하는 공약인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교수님께서도 인물 중심 선거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해 주시고, 유권자들이 민선 9기 후보들에게 반드시 질문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지점까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그동안 우리 지역에 인물 중심 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인물도 보지 않고 특정 정당을 뽑았는데, 이번에야 인물 중심 선거가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양대 정당이 모처럼 경쟁하다 보니 정책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충분히 인물 중심에서 정책 담론의 선거로 넘어갈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아주 실망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수는 있겠으나, 현재 지역 유권자 정서가 정체되어선 안 되고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고요. 결국은 우리 지역 발전에 맞는 정책 담론이 모처럼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은 지역의 인구 감소나 미래가 잘 안 보이는 산업 구조, 위기에 대한 핵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후보에게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와 더불어서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이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묻고, 향후 4년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유권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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