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단계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일반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저PBR 기업 공개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신설까지 더해지며 시장 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토크ON’은 정부가 주도하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토론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2단계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합니다. 중복 상장은 무엇이고, 금지될 경우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말씀해 주실까요?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떤 회사 A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A 회사가 핵심 사업을 떼어내 별도 B 회사로 쪼개 상장하는 것을 ‘중복 상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가 기대했던 투자 포인트가 훼손됩니다. 해당 자산이 빠져나가면서 투자한 종목의 수급이 분산돼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상장 차익이라는 중요한 투자성과 역시 모회사 주주가 아니라 분리된 자회사로 귀속됩니다.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가치 훼손 위험이 큰 반면, 대주주는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사례에서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금융위원회 발표는 이러한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내용으로, 일반 주주 권익 보호 측면에서 의미가 큰 조치라고 평가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연구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히 투자하지 않고 기업의 사업 구조와 향후 확장성까지 고려합니다. 그런데 사업 계획을 보고 투자했음에도 해당 사업만 따로 떼어 상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복 상장이 금지되면 기업이 공개하는 정보를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이 저평가 기업 공개입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 리스트를 공개해 ‘저PBR’ 태그를 붙이겠다는 건데요. 어떤 의미이고 효과는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올해 7월부터 저PBR 기업, 즉 2개 반기 연속 동일 업종 내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하위 20%에 해당하면 ‘저PBR’ 태그를 부여하고 KRX 홈페이지에 공시할 예정입니다. 이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입니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승계나 상속 이슈로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행태를 개선하라는 취지입니다. 과거에는 업종 특성이나 시장 상황으로 낮은 주가순자산비로 설명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영진의 주주 가치 제고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하위 20% 기업들의 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4~0.5배 수준인데, 이는 기업 자산 가치 대비 주가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물론 ‘저PBR’ 낙인 우려도 있지만, 과도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 관리와 주주 보호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 공개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면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코스닥 승강제 도입’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누는 방식인데,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축구 리그와 유사한 구조인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1부와 2부 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있습니다. 1부 기업은 더 높은 성과를 위해 노력하게 되고, 2부 기업도 개선을 통해 상위 시장으로 올라가려는 동기가 생깁니다.
주식시장은 은행 대출과 달리 견제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한데, 이런 제도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현재 코스닥 시장에는 시가총액 27조 원 규모의 기업부터 100억 원 미만 기업까지 매우 다양한 기업이 혼재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혁신·성장 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정체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소 희석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승강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1부 시장을 80~170개 기업으로 구성할 계획인데, 기준 설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80개 종목을 기준으로 시장을 구성하면 시가총액이 약 1.5조 원 정도 되는 기업이 포함될 것이고, 170개가 포함되면 시가총액 7,000억 원 정도 되는 기업들이 포함됩니다.

이때 정책을 매우 세밀하게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준이 너무 넓어지면 여전히 너무 다양한 기업들이 들어오게 되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기준을 너무 빡빡하게 잡아버리면 시장 안에서 진입과 퇴출이 자주 일어나지 않아 정책적인 의도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2부 시장에 대한 낙인’ 우려도 존재합니다. 다만 2부 시장에도 유망 기업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부 기업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또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죠.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이점을 주는 방안인데요. ‘국내시장 복귀 계좌’ 이른바 RIA계좌가 출시됐는데요. 국내시장 복귀 계좌의 특징과 유의점은 무엇인지,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가 유도될 수 있을까요?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3월 23일에 RIA가 출시됐습니다. 세제 혜택을 주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을 국내시장으로 복귀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세제 혜택을 받으시려면 일반 계좌에서 매도하시면 안 되고, RIA를 개설해서 해당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자금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셔야 합니다. 국내 주식뿐 아니라 국내 주식형 펀드를 매수하셔도 되고, 당장 투자처가 없다면 원화 예탁금 형태로 보유하셔도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도는 5,000만 원까지입니다.
양도세 감면 혜택은 복귀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5월까지 복귀하면 100%, 7월이면 80%, 올해 연말까지는 50%가 공제됩니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을 매도하고 수익이 2,25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일반 계좌에서는 기본 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2,000만 원에 대해 22% 세율이 적용돼 44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RIA에서는 해당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도를 고려 중이라면 수익이 많이 난 종목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한 후 최소 1년간 원화로 보유해야 합니다. 주식이나 펀드가 아니라 현금으로 보유해도 되지만, 1년 내 1원이라도 찾으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복귀 시점은 해외 주식 매도 후 원화를 보유한 시점 기준이며, 예를 들어 3월 30일에 매도했다면 내년 3월 30일 이후 인출이 가능합니다. 수익 부분은 자유롭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용 대상은 작년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한 해외 주식이며, 5,000만 원은 수익이 아니라 매도 금액 기준입니다.
올해 해외 주식을 순매수할 경우 공제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주가가 상승하면서 초기에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미국 주가 상승으로 세금 부담 때문에 국내로 복귀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달러 자산 보유 수요가 증가해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 증시 저평가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평가해 주시고요. 추가로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까요?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도적인 기반은 마련됐지만, 더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째는 ‘인식의 변화’입니다. 기업이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제도의 취지를 따르도록 해야 하고, 주주의 감시와 감독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또한 제도의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입니다. 단순한 감세 정책이 아니라 자본시장 거버넌스를 바꾸는 제도입니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기업이 실질적인 현금 흐름으로 성과를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 간 옥석 가리기와 경영진에 대한 재평가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다만 현재는 한시적이고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확대가 필요합니다.
셋째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입니다. 우리나라는 상속이나 합병, 주식 교환 등 주요 이벤트에서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한 구조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 관리에 소극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는 제도가 조속히 도입된다면 자본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자본시장 개선 정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고, 결과는 이미 증시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정책들은 기업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방향이지만, 속도가 빠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업에도 일정 부분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기업 이익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가 상승도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도 변화로 인한 단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이나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논의가 병행돼야 합니다. 이를 통해 주주 보호와 기업 성장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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