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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① 계엄·시정 공백···민선 8기 TK 성적표는?

김은혜 기자 입력 2026-04-13 11:22:56 조회수 26

제9회 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년 전 지역 혁신을 약속하며 민선 8기가 출범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대구는 홍준표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시정 공백에 지역 현안이 표류하고 있는데요. '토크ON'에서는 새 일꾼을 뽑기 전에 민선 8기는 어떤 것을 했는지 돌아보고, 지역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모셨습니다. 민선 8기를 돌이켜 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말씀해 주실까요?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민선 8기 하면 중간에 너무 큰 일이 있었잖아요. 계엄이라는 큰 이슈가 터졌고, 다른 지역보다 우리 지역에서 계엄 이슈가 정치화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계엄 이후에 보인 단체장들의 태도들이 많이 기억에 남고요. 대구시는 시장이 조기 사퇴하면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이 큰데요. 이전에도 여러 가지 정책 성과보다는 갈등적 상황들이 굉장히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도 거버넌스가 붕괴했다고 봅니다. 시민과 공공 영역이 합의에 이르렀던 제2의료원 같은 것도 바로 무산시켜 버렸고, 시민이 강하게 반대했던 박정희 동상 건립도 생각납니다. 실질적으로 행정 통폐합이나 공공기관 통폐합이 칼을 휘두르듯이 이루어졌는데,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류병윤 본부장님,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민선 8기 4년 중간에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인해서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정권이 교체되었기 때문에 TK단체장들한테 많은 영향을 끼쳤고요. 대구는 민선 선출직으로서 단체장 선거 이래 31년 만에 중간에 궐위가 돼서 1년 가까이 시장이 없어서 시정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거든요. 

경북도지사는 1995년 이래로 계속 3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현재 도지사가 3선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마지막 4년간 3선을 하게 된다면 도정의 효과는 과연 어떨지 점검해 보는 선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비상계엄이 뜬금없이 선포되고 내란 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지자체장들이 했던 발언이 상당히 부적절한 언행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또 조기 대선 당시 TK 단체장이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나란히 출마했습니다. 결국에는 대구시장은 시장 사퇴까지 이어졌는데요. 일련의 과정들이 도정과 시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시는지요?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저는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줬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방 정치와 행정은 지역 맞춤형 정치와 행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지방의 행정이 완전히 중앙 정치화됐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후보로 나가면서 탄핵과 개헌 관련한 태도를 명확히 할 수밖에 없었고, 완전히 정치 프레임에 지역이 종속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후에 우리 지역이 과연 제대로 된 정책적 행보가 있었는지, 중앙 정치에 종속된 진영 정치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류 본부장께서는 시정과 도정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보십니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과거 민선 6기 경상북도 때 김관용 전 지사가 당내 대통령 경선 후보로 출마했거든요. 그때 도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얘기를 간부들로부터 전해 들은 바가 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문제가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서 조기 사퇴하면서 공백 기간이 무려 1년 가까이 되었는데요.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시정이 오히려 현상 유지나 퇴보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제도적으로 손을 봐야 합니다. 지자체장이 대선 후보로 나오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만, 앞으로 4년 후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통령 임기와 민선 9기 단체장의 임기가 거의 같이 가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되고요. 미국도 대통령 직선제 상황에서 주지사들이 출마합니다만, 이번 기회에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의회 얘기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의회의 기본적인 기능이 ‘감시와 견제’ 아니겠습니까?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가 제 역할을 했다고 보십니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비판과 견제, 대안이 이뤄져야 시정이나 도정이 제대로 나아간다고 보이거든요. 그런데 같은 당 소속의 지방의원들로 구성되어서 민선 8기까지 계속 한계는 있었다고 보입니다. 

선거 제도를 개편해서 여러 당이 진출할 수 있는 시·도의회가 돼야 하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고 민선 9기 선거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 역할을 대신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비례대표 의석이라도 개편해서 민선 9기 시대에는 단체장들의 권한이 큰 만큼 견제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대통령은 국회에서 견제와 비판, 대안 제시가 되니까 조금 덜한데, 지방 의정에서는 시의원·도의원의 자질과 능력, 끊임없이 공부해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시·도당에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니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그동안 ‘강 단체장, 약 의회’ 구도였습니다. 구조적 한계가 있는 데다 강한 단체장이 나타났을 때 견제와 감시 기능은 더욱 줄어드는 거죠. 

지난 민선 8기를 돌아보면 지역 단체장의 힘이 굉장히 강했고, 완전히 동일한 정당으로 시의회가 구성되면서 견제와 감시가 아닌 정책에 동조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대형 프로젝트나 SOC 사업 등 제대로 감시가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번복도 계속되고 혼선만 빚었던 것들이 너무 많고요. 

[김상호 사회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2026 민선 8기 공약 이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대구·경북 지역 전반적인 성적표가 나와 있는데요. 성적표 내용을 말씀해 주실까요?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대구광역시나 경상북도에서 스스로 제시한 성과 지표를 가지고 분석·점검을 해보는데요. 대구시장은 1년 가까이 궐위가 되어 있기 때문에 평가에서 뺍니다. 현직 단체장이 없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시도 단체장은 빼게 되어 있어서 경상북도만 평가한 상황인데요. 

경상북도는 민선 8기 공약이 99개가 됩니다. 대구시는 50개가 되고요. 제1의 공약이 바로 K2 군공항 이전 및 통합신공항 이전이고, 초기에는 2030년에 개항하겠다고 한 공약이 제일 크고요. 신공항 공약은 민선 7기 때부터 계속 시작된 대구·경북 1번 공약이라고 보는데, 아시다시피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요. 

경상북도에서는 국가사업 주체인 공약이 34개가 있고 도가 스스로 주체가 되는 공약이 65개가 있는데, 민선 8기 신규 공약이 62개였습니다. 역시 한계가 있고 성과도 있었습니다만,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대구와 대전 이외의 15개 지역 중 그나마 경북 지역이 90점 이상인 ‘SA등급’으로 평가할 수 있고요.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공약을 공개하면서 의문이 있는 건 질의하고 답변을 해주는 ‘공감도 평가’에서 경상북도가 높은 점수를 받아서 종합 SA가 나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통합신공항의 벽에 부딪힘으로써 대구·경북 공약이 한계가 있는 민선 8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런데 전체 계획 대비 재정 확보율을 보면 14.74%입니다. 재정 확보율 차원에서만 보자면 전국 평균 35.73%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인데요. 지금 대부분의 공약이 말씀해 주신 대로 SOC 사업 위주인데, 예산이 없으면 진행이 안 되는 공약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인데도 생각보다는 예상보다 좋은 등급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공약 평가와 현실 사이에도 많은 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평가는 과정과 소통에서 점수가 많이 배정된 것 같고,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약이 얼마나 이행되었는가 하는 결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 집행률은 굉장히 낮고, 가장 중요한 큰 공약에 따른 재정 확보율은 약 6%밖에 안 된다고 나와 있는데요. 재정이 없는 공약에 대해서 우리가 문제 제기를 크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경상북도나 대구시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경향이 있어서, 미래 산업으로의 이동·이전이라든지 미래를 위한 준비, 인구 감소, 청년 유출 등 문제에 대한 섬세한 공약이 필요하고 행정·정책들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실질적으로 국가가 주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SOC 공약을 앞에 내세우면서 지방선거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SOC 사업 위주로 재정 확보가 안 돼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지적들이 있었는데, 경북도의 종합 평가 결과는 좋습니다. 결과를 두고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내부에서는 너무 후한 거 아니냐는 말씀은 없었는지요?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민선 8기 들면서 밝히고 있는 99개의 공약 중에서 임기 내가 65개, 임기 후가 34개, 그리고 사업 주체가 국가인 게 34개입니다. SOC 사업은 거의 국가 단위인데, 신공항 연계 광역교통망 같은 경우에는 14조 원이 잡혀 있거든요. 고속도로망 확충 11조 6천억, 고속철도 및 광역철도 확충도 10조 6천억, 영일만대교만 해도 1조 6천억으로 대규모 SOC에 따르는 예산 총액이 많이 잡힐 수밖에 없고요.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방 정부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 평가는 15개 중에서 9개 지자체가 SA를 받았습니다. 99개 중에서 1년 만에 이행이 가능한 단위 사업들이 있고, 도비로만 이행이 가능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 될 수 있는 단위 사업들을 많이 이행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이행률 퍼센트가 높아지고, 15개 중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니까 SA를 받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경상북도 측 노력으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의 이행률이 높아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편 단체장이 공석이 된 대구는 아예 평가에서 제외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이 다음 투표를 할 때 참고할 자료가 없어질 텐데요. 유권자의 알 권리 측면에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대구 같은 경우에는 민선8기 공약 평가와 관련한 객관적 지표가 없습니다. 대구시에서 어떤 사업을 하려 했고 얼마나 이뤄졌는지 모르는 채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은 국민의힘이 주도하고 있었던 정책에 대한 단순한 이미지와 상징성만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단체장의 공약과 약속을 사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데, 평가가 빠지면 정치적 책임을 제대로 물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프레임의 정치’ 속에서 다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반드시 자세한 평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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