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눈에 띄었던 건, 2·30대 여성이었습니다.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의 사회적 재난을 겪으며 자란 이들이 12·3 내란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데요.
이들 세대가 국민의힘 정치적 기반이라 불리는 대구·경북에 조금씩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응원봉을 높이 들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쳤습니다.
집회에는 2030세대, 특히 여성의 참여가 눈에 띄었습니다.
손에 든 종이에는 TK 장녀협회, TK 콘크리트는 TK 딸이 붕괴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2030세대는 한밤중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에 의해 단 한 순간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강교영 대구시 수성구▶
"우리나라에서는 계엄이라는 단어가 되게 좀 무거운 단어인데 그거를 가볍게 보고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로 또래 친구들을 잃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등에 분노한 2030세대, 12.3 내란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문 모 씨 경북 경산시▶
"'젊은 세대들이 막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다.' 이런 생각들을 장년층들이 많이 하시는데 이제 그게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된 것 같고"
콘크리트 같은 보수 지지층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재범 대구 수성구▶
"보수 진영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돌아서서 더 이상 보수 진영을 응원하지 않는 대학생들, 제 또래 1020 세대들도 굉장히 많다고 실제로 체감하고 있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도 이제는 반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정주호 경북 경산▶
"라인을 떠나서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을 할 수 있어야 이게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이들도, 보수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정치 지형이 조금씩 바뀔 거란 기대도 나옵니다.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제는 대구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장년층보다는 젊은 층에서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요. 이것이 이제 대구의 새로운 담론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공천되면 당선'이라는 콘크리트 지지라는 말을 뒤로 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