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의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2024년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 5천 명으로 늘렸는데요.
업체들은 갈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데 의사소통 문제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입국 전 한국어 교육 강화와 함께 체류 기간을 지금보다 더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소업체, 내국인 구인난 갈수록 심화···"외국인 아니면 고령자"
대구에서 전자제품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업체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전체 직원 20여 명 중 외국인 노동자가 8~10명 정도를 유지한다고 했는데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업체 관계자 "가루가 좀 많이 날리다 보니까 집진기가 있어서 좀 덜 하긴 해도 저희도 방진복이나 방지 마스크나 이걸 다 한다고 해도 작업 환경이 좀 열악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이제 그런 부분이 많다 보니까 사실 임금 부분하고도 관련 없이 일을 오래 지속하기가 좀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중소 제조업체 1,225개 사를 대상으로 '2024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 애로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92.2%, 10곳 중 9곳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 고용 사유로 내국인 구인난을 꼽았습니다.
내국인의 취업 기피 사유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임금·복지 수준' 때문이라는 답이 82.2%였습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거의 중소제조업체 현장에는 내국인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이 지금 현장에는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 정도가 이제 현장에 내국인이 있고 그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관리 가장 큰 어려움은?···"의사소통 문제"
중소기업중앙회는 같은 조사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임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4개월의 수습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중앙회가 조사한 외국인 1인당 평균 인건비는 263.8만 원(기본급 209만 원, 상여금 4.1만 원, 잔업수당 42.5만 원, 부대비용 8.2만 원)입니다.
숙식비(38.6만 원) 포함 시 외국인 1인당 인건비는 302.4만 원으로, 약 57.7%의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이상 버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원인은 부족한 한국어 능력을 꼽았습니다.
사업주의 외국인 근로자 관리 시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의사소통(낮은 한국어 수준)’ 66.7%, ‘잦은 사업장 변경 요구’ 4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다수의 사업주가 외국인 노동자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무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3년 이상 근무하면 내국인 대비 99.5%, 거의 근접할 정도로 생산성이 향상됐습니다.
현 고용허가제 개선 과제는?···"체류 기간 연장"
현 고용허가제 개선 과제로 외국인 노동자 체류 기간 연장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체류 기간은 최장 9년 8개월(4년 10개월→ 귀국 후 재입국→4년 10개월)로 제한돼 있다 보니 업체 열 곳 중 7곳은 더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김승대 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 부부장 "중소기업들은 5년 이상의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인력 운용을 위해서는 성실히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을 현행 9년 8개월에서 5년 이상 연장하는 등 지속 가능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울러 입국 전 한국어 소통 능력 교육과 기초직업 훈련 강화, 고용 절차 간소화와 최저임금 차등화, 불성실 근로자 제재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