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의 발' 대구 나드리콜, 요금 올리고 대상은 줄인다
장애인과 노약자 중에는 몸이 불편해서 버스나 지하철, 일반 택시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지자체마다 교통약자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구시는 '나드리콜'입니다.
2009년 2월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현재는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할 수 있는 특장차량 218대와 교통약자 택시를 운행 중입니다.
현재 기본 요금은 천 원.
운행 거리가 3km를 넘으면 1km당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데 시내는 최대 4,500원, 시외로 나갈 경우엔 최대 9천 원까지만 받습니다.
그런데 대구시가 2025년 나드리콜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0% 넘게 인상···"조례에 따라 도시철도 요금과 연동"
대구시는 현재 1,000원인 기본 요금을 1,300원으로 높이고, 운행 거리가 3km를 넘으면 내는 추가 요금의 한도도 시내는 기존 3,300원에서 4,500원으로 시외는 6,600원에서 9,000원으로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금보다 기본 요금은 30%, 추가 요금 한도는 36% 오르는 겁니다.
대구시는 관련 조례대로 도시철도 요금과 연동하는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구광역시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제14조 9항은 '특별교통수단의 이용 요금은 대구광역시 행정구역 안에서는 도시철도 요금의 3배를 초과할 수 없고 대구광역시에 연접한 시군까지 운행하는 경우에는 6배를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나드리콜 도입 때도 당시 1,100원이었던 도시철도 요금을 기준으로 추가 요금 한도를 시내 3,300원, 시외 6,600원으로 정했다는 겁니다.
지금은 도시철도 요금이 1,700원으로 올랐으니 나드리콜 요금도 그와 연동해서 조정해야 맞다는 논리입니다.
허준석 대구시 교통국장 "요금 인상이 아니라 체계를 (조례대로) 맞추는 거고요. 1,100원대의 한도가 그대로 남아 있다 보니 이중 한도로 돼 있는 불합리한 체계를 정상화하는 겁니다. 그래도 대구에서 울진까지 가셔도 최대 9천 원만 내면 되거든요? 요금이 오르니까 부담을 느낄 수는 있지만···"
나드리콜을 이용할 수 있는 어르신의 자격도 더 까다롭게 조정합니다.
65세 이상 어르신도 장기 요양 등급 받아야 나드리콜 이용 가능
지금은 65세 이상 어르신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다'는 진단서를 받아 제출하면 나드리콜 이용 회원으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대구시는 이젠 1~3등급의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어르신만 나드리콜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나드리콜 이용 회원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구시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특별교통수단 이용 회원은 40,300여 명 가운데 30%가량이 노약자였습니다.
2018년에는 이용 회원 25,000여 명 중 노약자 비율은 13%에 불과했는데 5년 만에 급증했습니다.
이용자는 많아지고 차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니 이용자들이 차량을 배차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민원과 불판도 많아졌습니다.
허준석 대구시 교통국장 "진단서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나드리콜 이용하면) 요금도 저렴하고 하다 보니··· (노인) 회원이 급증하고 있어서 실제 거동이 불편해서 이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시민들에게 혜택이 즉시 제공되지 않아서 등록 요건을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한 거고요. 실수요자 위주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진짜 나드리콜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개편이라는 게 대구시 입장인 겁니다.
이용 덜 하게 해서 불편 줄인다?···"운영 실패, 이용자에 떠넘기지 말라"
대구시가 '진짜 교통약자'라고 생각하는 휠체어 장애인들 생각은 어떨까요?
노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 할 뿐, 이동권은 오히려 크게 제한될 거라고 반발했습니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장애인들은 이동할 교통수단이 많지 않습니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는 타려면 가격이 너무 넓고 어떨 때는 리프트가 고장 나 있고··· 그래서 장애인들은 나드리콜 특장차를 많이 이용합니다. 특히 나드리콜을 주로 이용하는 중 중증장애인들은 기초수급대상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한 달에 50만 원, 60만 원으로 생활하는데 이 30% 요금 인상이 이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경제적 부담이 되는지··· 요금 올려서 대기 시간 조금 줄이다 한들 그게 한 달 가겠습니까? 두 달 가겠습니까?"
이용자의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교통 약자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나드리콜을 택시로 치부하는 대구시의 관점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또 요금 올리고 대상 줄여서 나드리콜 이용 못 하게 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불편을 줄일 게 아니라 차량과 운전원을 더 늘려서 운행률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시는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나드리콜 운영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