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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성폭행 당한 딸 보호하고 있다"···보이스피싱 수법, 어디까지 '진화'하나?


"성폭행당한 딸 보호 중···보호비 100만 원 달라"

대구서부경찰서 비원지구대가 '성폭행당한 딸을 보호하고 있다'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범에게 100만 원을 송금하려 한 40대 여성을 설득해 피해를 막았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11월 8일 오후, 보이스피싱범은 40대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딸이 성폭행을 당했는데, 지금 옷을 덮어주고 보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성을 바꿔줬는데, 이 여성은 "성폭행을 당했다"며 울었습니다.

40대 여성은 전화 속 목소리가 대학생 딸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려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타지에 사는 딸이 걱정돼 이들에게 경찰에 보호조치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보이스피싱범은 "나를 신고하겠다는 거냐"며 "보호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어머니는 전화를 받으며 급히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종업원에게 딸이 납치됐다는 메모를 편의점 직원에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종업원은 바로 112에 신고했는데, 마침 일대를 순찰하던 대구서부경찰서 비원지구대 이 모 순경이 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 모 순경과 직원은 함께 사라진 40대 여성을 찾아 나섰습니다.

벤치에 앉아 울먹이던 어머니가 보이스피싱범들이 보호비로 요구한 100만 원을 송금하려던 때였습니다.

여성은 보이스피싱범이 자신이 경찰과 만난 사실을 알아차리고 딸에게 해코지할지 걱정돼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습니다.

이 모 순경은 여성을 뒤쫓아 멈춰 세우고 설득했습니다.

여성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어머니와 통화하도록 했습니다.

한국 여행 중이던 딸이 감금된 채 살려달라고 우는 영상 받은 외국인 부부···알고 봤더니 딸 얼굴 합성한 '가짜 영상'
보이스피싱 수법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10월 한 외국인 부부는 한국을 여행 중이던 딸이 방에 감금된 채 살려달라고 우는 영상을 받았습니다.

부모는 이 사실을 영사관에 알렸고, 영사관에서 다시 한국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했더니, 딥페이크로 딸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 영상'이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를 학습해 그 사람의 실제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인공지능, '딥보이스'도 있습니다.

부모에게 전화해 흐느끼며 살려달라고 하거나, 급한 일이 있다며 돈을 빌려달라는, 복제된 자녀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납치를 빙자한 전화 금융 사건은 2024년 9월까지 174건이 발생했습니다.

주변에 도움 요청하고 일단 경찰 신고해야
경찰은 납치도, 납치를 가장한 전화금융사기도 모두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고를 받으면 경찰이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대상자가 안전한지 확인하고 금전 피해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범인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협박하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대신 신고해달라고 부탁해야 합니다.

또 112에 문자메시지로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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