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 피해가 속출한 7월 15일 골프를 쳐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홍 시장은 트집 잡지 말라며 오히려 큰소리쳤습니다만, 제명까지 거론되는 징계가 논의되자 오늘 부적절했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취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홍 시장 징계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전개됐다고 봐야겠죠?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7월 20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직권 상정은 당의 진상조사 결과나 당 차원의 요청과 별개로 윤리위원들의 판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 일각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한나라당 시절인 2006년, 수해 지역인 강원도에서 골프를 친 홍문종 전 의원이 제명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홍 시장은 단순히 폭우 속 골프 논란뿐 아니라 이후 대응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행동과 대응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입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같이 안타까워하고, 위로하고, 또 어떻게 이런 재해를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건 공직자를 넘어서 인간적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일 뉴스에서 재해 소식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우리 동네는 괜찮다고 골프를 치러 가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허용된다면 '대한민국 공직 기강이 어떻게 정립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결국엔 홍 시장 사과하면서 머리를 숙였잖아요?
◀기자▶
당 차원에서 징계가 언급되고 여론의 시선이 따가워지자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사과문을 읽었고, 자신의 SNS에도 올렸습니다.
사과문을 보면요,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한 데다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은 없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해 뒤끝이 개운하지는 않았습니다.
홍 시장은 현역 자치단체장으로 있으면서도 당내 비판을 이어가다 석 달 전 상임 고문직에서 해촉됐습니다.
전 국민이 수해로 아파하는 가운데 골프로 논란을 일으키고, 해명이 더 큰 물의로 이어졌는데 국민의힘이 어떤 징계를 내놓을지 관심입니다.
◀앵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홍 시장, 대구 실종자에 대해서도 상처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7월 15일 오후, 대구 팔거천에서 불어난 강물에 휩쓸린 60대 남성이 실종됐는데요.
홍 시장이 골프와 관련한 자신의 처신을 해명하면서 실종자를 탓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대구는 수해가 없었다면서 "60대 한 분이 자전거를 끌고 출입제한 조치를 한 가드레일을 밀치고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져 빠진 사고"라고 적었습니다.
행정 책임자로서 책임을 느끼기는커녕 개인의 잘못이라는 식의 언급에 가족들은 반발하고 있는데요.
"자전거 타던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목격자의 신고만 있을 뿐, 현장에는 홍 시장이 말한 가드레일도, 사실관계를 증명해 줄 CCTV도 없다고 합니다.
출입을 제한하는 플라스틱 체인만 있었을 뿐 당시도 지금도 강변 산책로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며 통행 제한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13일 통행 제한 조치가 있었지만 이를 알리는 안내나 재난 문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구시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정이나 삭제를 요청했지만 "시장 개인 SNS라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를 찾고 싶다는 가족들은 대구시장의 글이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자신의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그래도 되는지 되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