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도시철도 '엑스코선'의 이름을 '도시철도 4호선'으로 확정했습니다.
대구시가 2월 모노레일로 짓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모노레일이 더 낫다는 시민 요구가 많았었는데, 불가능하다고 대구시가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권윤수 기자, 우선 도시철도 이름 이야기부터 나눠볼까요?
4호선으로 확정했다고요?
◀기자▶
엑스코선이 아니라 대구 도시철도 4호선으로 확정했습니다.
이미 1, 2, 3호선이 달리고 있기 때문에 4호선이 된 거고요, 다른 도시에서도 다 숫자를 붙여서 도시철도 이름을 정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엑스코선'이라는 명칭은 임시로 붙여진 이름으로 국토부의 사업 승인·고시 단계를 앞두고는 도시철도 4호선으로 공식 명칭을 통일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모노레일로는 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죠?
◀기자▶
제조업체 때문입니다.
대구시는 3호선에 모노레일을 공급한 일본 히타치사와 사업을 추진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4호선을 모노레일로 계획했는데요.
그 사이 우리나라 철도안전법이 강화됐습니다.
히타치사가 우리나라에 4호선 모노레일을 건설하고 차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형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히타치는 이를 맞추지 못한다고 판단해 형식 승인 면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면제가 불가능하다고 했고요.
형식 승인 면제 없이 조건을 맞추려면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보이니까 수익성이 없다며 사업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
"'철도 차량의 충돌 및 화재 등에 대해 강화된 국내 안전 규정인 철도안전법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가 없어 히타치사는 철도 차량 형식 승인을 준수할 수 없으며, 규정 준수를 위한 연구에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이에 대응할 수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저희 시에 통보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엔 모노레일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구시는 부산이나 인천 등 다른 도시에서 도입한 철제차륜 AGT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이 방식은 순수 국내 기술이라고 대구교통공사는 설명했습니다.
철제차륜은 철로 된 바퀴가 굴러간다는 뜻이고요, AGT는 Automated Guideway Transit이라고 해서 '자동 안내 차량'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기관사나 승무원 없이도 자동으로 운행하는 전동차입니다.
실제로 도입되면, 몇 개월 동안은 안전한지 검증하기 위해 승무원이 탄 상태로 운행하지만 시범 운행 후에는 승무원 없이 전동차만 자동으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앵커▶
대구시 발표를 보니까, 역은 12개로 더 늘었네요.
◀기자▶
2020년 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때는 역이 10개였지만, 최근 공고네거리역을 추가했고요.
이번에 경대교역을 추가해 12개 역으로 늘렸습니다.
노선이 엑스코 동관과 서관을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요.
"인근 대불공원을 훼손해야 하고, 262억 원이 더 들어서 총사업비가 10%를 초과해 사업이 불투명해질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엑스코역을 조금 옮기기로 했습니다.
애초 엑스코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역을 계획했었는데, 200m가량 엑스코 쪽으로 당겨서 엑스코와 300m 떨어진 곳에 엑스코역이 생깁니다.
2월 발표에는 경대북문역이 경대 후문 쪽에 가까웠는데, 북문 쪽에 더욱 가깝게 옮기기로 했습니다.
◀앵커▶
2월 공청회 때 모노레일을 포기한 것에 대해 비판이 많았는데, 역을 더 늘리는 걸로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모노레일을 포기하고 철체 차륜 방식을 채택하면 주민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음도 모노레일보다 심하고요.
3호선만 봐도 수성시장역이나 건들바위역 주변으로 가면 종일 볕이 들지 않고 굉장히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그나마 모노레일은 상행선 하행선 레일이 각각 하나씩으로 레일 사이가 비어 있습니다.
하지만 철제차륜 방식은 지상에 깔린 기찻길을 고가교 위에 얹은 형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고가 레일 폭이 더 넓고 상하행선이 붙어 있어서 높은 고가도로가 하나 생기는 셈입니다.
모노레일보다 더 폐쇄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피해를 걱정하는 주민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