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대구지방법원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전직 대구은행장 3명이 나란히 법정에 섰는데, 대구수성구청이 펀드 투자로 손해를 보자 은행임원들이 돈을 내 갚아줬기 때문입니다.
윤태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태호 기자▶
2005년부터 4년간 9대 대구은행장을 지낸 이화언 전 행장에 이어 2009년부터 10대 행장을 지낸 하춘수 전 행장, 여기에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으로 구속 상태에 있는 11대 박인규 전 행장까지.. 전직 대구은행장 3명이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2008년 대구 수성구청이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이를 보전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보전금 12억 2천 400만 원 가운데 이들 3명이 낸 돈은 절반인 6억 원입니다. 당시 전, 현직 은행장이라는 이유로 한 사람당 2억 원씩 개인 돈을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손실금을 보전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으로 처벌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손실 보전을 주도한 당시 임원들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 행장이라는 이유로 기소까지 된 만큼 양형을 참작해야 한다며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춘수 전 행장은 대구은행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사건 때 검찰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며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재판을 마친 박인규 전 행장은 구치소로 돌아가고, 이화언, 하춘수 전 행장은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윤태호) "전직 대구은행장들은 잘못을 인정할 수 없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재판은 이달 29일에 열립니다.MBC 뉴스 윤태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