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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떠날까 말까"···관건은 정주여건

◀앵 커▶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하면서 경북의 시군 지자체마다 2030세대를 정착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근데 실제 조사해 보니 경북에 사는 2·30대 열 명 중 네 명은 향후 '경북에 살 수도 떠날 수도 있다'라며 의외로 결정을 유보하는 듯한 대답을 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안동의 한 대학 캠퍼스를 찾아 졸업 이후에도 경북에 거주하고 싶은지 묻자, 대부분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옵니다.

◀홍은채▶
"경북 별로 안 있고 싶어요. 너무 시골이니까 집 앞에 카페도 없고 편의시설이 별로 없으니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박준원▶ 
"일단 서울로 올라갈 생각 하고 있어서 일자리도 되게 많을 것 같다고 느꼈고, 대중교통, 생활면에서도 확실히 서울이.."

◀장은정▶ 
"교통수단이랑 놀 게 없어 가지고.."

하지만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경북 22개 시군, 이삼십대 남녀 2천 6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떠날 결심을 한 청년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가급적 떠나고 싶다'와 '떠날 예정'이라는 응답은 15% 남짓에 불과하고 '계속 살겠다' 또는 '가급적 살고 싶다'는 응답이 43%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살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며 결정을 유보한 응답도 41.6%나 됐습니다.

계속 살고 싶은 이유는 '고향'이고, '가족, 지인들과 가까이 있고 싶다'는 이유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정서린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도라고 해야 되나 그런 인식은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라고 하는 그런 인식이 많이 강하게 들었던 그런 결과였습니다"

반대로 떠나고 싶은 이유는 '좋은 일자리 부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문화·여가 시설과 교통·편의·의료시설 부족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사정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안동과 의성, 영덕지역 청년들은 '지역이 너무 폐쇄적이어서', 봉화와 포항은 '인적 교류가 어려워서' 떠나고 싶다는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지역에 살고 싶은 이유도 권역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특히 동해안권 이삼십대들은 '직장과 생업이 있어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타 권역보다 최대 10% 정도 높았습니다.

북부권은 떠나고 싶은 이유가 일자리 부족, 문화·여가시설, 교통·편의·의료 시설 부족, 지역 폐쇄성 등 모든 항목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정서린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북부권은) 임금 근로자를 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적고 교통도 불편한 점이 있고 적극적으로 청년들이 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을 만드는 데 북부권은 좀더 집중할 필요가.."

지난해 7월 기준 총인구 대비 경북의 2030세대 비율은 19.8%.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고 남녀 간 비율 격차 또한 전국에서 가장 커 저출생과 지역소멸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역별, 권역별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정주여건 대책이 뒤따른다면 고민의 기로에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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