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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세월호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이라는 무거운 짐을 저희는 그만 내려놔야 하는 걸까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안산시 단원고의 교사와 학생을 포함해 승객 476명이 타고 있었고, 시신 미수습자 5명을 포함해 304명이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부터 이후의 과정까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참사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자식을 차가운 바다에서 허망하게 보낸 세월호 유가족들은 변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요, 3월 31일 대구에 있는 커다란숲교회에서 열린 '고난받는 이와 함께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창현이 엄마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창현이 엄마 세월호 유가족
올해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해인데요. 지난 10년의 세월은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나야만 했는지 국가를 향해서 묻고 묻고 또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진실이 알고 싶어서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온전한 진실의 문은 열리지 않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지지 않았고,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로 바뀌지도 않았습니다.

2014년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는 죽음의 행렬들을 목격하면서 절망하기도 하고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도 바꿔내지 못한 이 세상의 병폐인데 이 병든 사회를 바꿔내겠다는 목표 그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세월호 진상 규명과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 사회 건설이라는 이 두 가지 무거운 짐을 그만 내려놔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들이, 여러분들께서 이 무거운 짐을 나눠줘 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지난 10년은 국가를 향해서 묻고 묻고 또 물었다면 앞으로 10년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향해서, 사회 구성원들을 향해서, 사회 시스템을 향해서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억해 보면 기레기라 불렸던 언론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가만히 있으라며 아이들의 손과 발을 꽁꽁 묶어놓았던 교육은 지금은 과연 어떤지,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치며 세력을 과시하는 태극기 어르신들의 문제는 어떡할 건지, 이 태극기 어르신들의 다수는 교회 장로님, 권사님들, 목사님들이라고 하죠. 그리고 개인의 구원에 몰두해 있는 이 교회는 이대로 괜찮은지, 또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기업 운영 방식은 달라졌는지,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혐오를 조장하고 국민 편 가르기에 앞장서는 세력들은 어떻게 할 건지, 그리고 여전히 진실을 숨긴 채 국민의 입까지 틀어막으려는 현 정권을 향해 10년과 비교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질문하고 따져 물어주십시오.

어쩌면 이것이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의 실제 삶의 모습이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도 포기하지 않고 국가를 향해 사회를 향해 질문하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셨다면 가방에 이 노란 리본을 달아주십시오. 오늘 달고 계신 분들이 꽤 있어서 감사한데요. 여러분의 가방에 이 노란 리본을 달아놓기만 하면 이 노란 리본이 대신해서 질문을 해줄 겁니다. 질문을 계속 던질 겁니다. 이 노란 리본을 보는 사람들을 향해서 2014년 약속했던, 바꾸기로 약속했던 그 약속들을, 약속들은 잘 지켜지고 있나요? 이런 질문들을 노란 리본이 계속하게 될 겁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 문구는 2014년에 우리 모두를 향해 외쳤던 구호이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 문구를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이 노란 리본 달기로, 작은 행동 하나로 큰 기적을 이루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영상 제공 대구NCC, 대구기독인연대)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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