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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보통 가족' 한부모 가족 | 빅벙커


한부모 가족이라고 하면 보통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가족을 떠올리게 됩니다. 한부모 가족법에 따르면 청소년 한부모 가족도, 할머니나 할아버지 중 한 명이 아이를 키우는 집도 한부모 가족에 포함됩니다.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족 중 10%가 한부모 가족이라고 합니다. 대구시는 98만 가구 중 11만 가구, 부산은 140만 가구 중 15만 가구로 모두 11%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죠.

이 한부모 가족에 2022년 기준 대구는 339억 원, 부산은 480억 원을 씁니다. 한 가구당으로 따지면 1년에 30만 원, 한 달에 2만 5천 원이 돌아가는 셈인 거죠.

오진방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 협회 인트리 사무국장 "한 달에 2만 5천 원이면 치킨 한 마리에 콜라 큰 거 하나 시키면 다 쓰는 돈입니다. 애들 학원은 커녕 학습지 하나도 시키기 어려운 액수이죠. 그런데 사실 이 예산조차 모든 한부모 가족을 위한 게 아닙니다. 이 예산은 대부분 저소득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합니다. 저소득 한부모 가구가 전체 한부모 가족의 10% 정도이거든요? 나머지 90%의 한부모 가족은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혼자 '독박육아'하면서 돈까지 벌고 있죠"


저소득 한부모 가족당 월 23만 원 지원
저소득 한부모 가족에게만 쓴다고 하더라도 대구 339억, 부산 480억은 충분한 금액일까요? 이 금액을 저소득 가구 수로 나누면 저소득 한부모 가족 한 가구당 월 23만 원 정도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인숙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살 아동 한 달 평균 양육비가 97만 6천 원이었다고 합니다. 딱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만 백만 원 정도였다는 거예요. 그런데 23만 원이면 25%도 안 되는 액수거든요? 한마디로 부족합니다"

산술적으로 월 23만 원 지원이지만 실제로는 월 20만 원
저소득 한부모 가족은 보통 두 가지 종류의 지원을 받습니다. 저소득이라서 받는 생계급여가 있고(이를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합니다), 또 하나가 저소득 한부모 가족이라서 받는 아동 양육비가 있습니다.

이인숙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 "기초생활수급의 경우에는 한부모가 아닌 저소득 가족이라서 받는 거니까, 사실상 한부모 가족이라서 받는 지원은 아동 양육비뿐인 겁니다. 가족 형태나 구성원의 나이에 따라서 지원이 더 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동 양육비는 20만 원입니다. 전체 한부모 가족 예산을 저소득 가구로 나눈, 산술적인 금액이 가구당 월 23만 원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지원되는 액수는 20만 원으로 더 적은 겁니다."

오진방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 협회 인트리 사무국장 "기초수급자 중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은 중위소득 30% 이하입니다. 그럼 월 소득이 2인 가구 기준으로 97만 원 이하라는 거거든요? 이분들에게 아이를 잘 키우라고 지원하는 돈이 고작 20만 원인 겁니다. 5살짜리 애 한 달 양육비가 백만 원 정도인 현실에서 20만 원은 너무나 최소한의 지원인 거예요"

월 170만 원 이상 버는 한부모 가족은 수당 못 받아
이 20만 원의 아동 양육비조차 전체 한부모 가족의 10%, 저소득 한부모 가족에게만 지원됩니다. 아동 양육비 지급 기준은 중위소득 52% 이하 가구인데요, 이 기준은 월 소득 170만 원 정도입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그러니까 한 달에 170만 원을 넘게 버는 90%의 한부모 가족에게는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거예요. 기준보다 만 원이라도 더 벌면 지원이 끊깁니다. 170만 원이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거거든요? 결국, 국가는 정말로 가난하지 않으면 육아에 대해 최소한의 지원도 하지 않는 거예요"


"극심하게 가난한 게 아니면 양육은 부모의 몫"
사실 중위소득 52%라는 기준보다 만 원 넘게 번다고 바로 '저소득 한부모 가족' 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중위소득이 52%는 넘지만 60% 이하인 가족은 '한부모 가족 증명서'를 신청해서 발급받을 수 있는데, 아동 양육비는 못 받지만 저소득 한부모로 인정받을 수는 있습니다.

이인숙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 "결국 한부모 지원사업이 생계가 곤란한 소수에게만 시행되다 보니 사업 대상을 늘리겠다고 등장한 게 '한부모 가족 증명서'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준도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 기준 60%에 머물러 있어요. 개선을 하겠다고 하지만 한부모 가족을 대하는 국가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제도는 계속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극심하게 가난한 게 아니면 양육은 부모의 몫이라고···"

아동 양육비 받든 일 하든 둘 다 빠듯한 생활
결국 한부모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집에서 양육하며 아이에게 집중하느냐, 돈을 벌기 위해서 아이를 어딘가에 맡기고 일을 하느냐.

일 안 하고 집에서 양육하면 최소한의 지원으로 살아야 하고 일하러 나간다면 아이를 맡기는 만큼 비용을 내야 할 겁니다. 결국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한부모가 빠듯하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18년 민간 육아 도우미 월 이용액은 평균 109만 원 정도였어요. 그리고 한부모 가족 월 평균 소득은 220만 원이었습니다. 돌봄 비용을 빼면 남는 돈이 91만 원이에요. 기초생활수급자로 아동 양육비까지 받는 가족보다 실생활비가 더 적어질 수도 있다는 거죠. 20만 원의 아동 양육비를 받는 저소득 한부모 가구도,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반 한부모 가구도, 둘 다 결국은 빠듯한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한두 시간만이라도 빨래, 설거지해 주면 숨통 틀 텐데···"
공공의 영역에서 돌봄을 함께 해주지 못하면 일반 부모의 선택지는 보통 세 가지가 됩니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둘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두거나, 아니면 돈을 쓰거나. 하지만 한부모는 이 세 가지 중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부모가족 사업 예산 중 돌봄과 관련된 예산은 딱 하나가 있습니다. '시설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인데요, 대구시와 부산시가 모두 6억 6천만 원 정도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예산은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에 있는 가족에게만 지원이 되는 것으로,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한부모 가족을 위한 돌봄 서비스는 없습니다.

돈도 문제지만 한부모들은 정서적인 부분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혼자서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부모 가족 아이를 양육하는 데 돌아갈 돈도 부족한 상황에서 한부모를 위한 돌봄 제도는 역시나 없습니다.

오진방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 협회 인트리 사무국장 "아이 키우는, 살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육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부모들은 육퇴 없이 24시간 일하고 있는 거거든요? 실제 한부모 가족의 어머니, 아버지들은 "한두 시간만이라도 빨래, 설거지만 누가 해줘도 내가 숨통이 트일 텐데" 이런 말씀들을 하셔요"

서울시는 2018년부터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이런 가사 지원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의 경우 335가구가 총 6천 회를 이용했습니다. 서비스를 받은 한부모 가족의 96%가 가족관계, 직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구와 부산은 아직 이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소식이 없지만 대구, 부산과 예산 규모가 비슷한 경상남도나 광주시는 시범 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인숙 경상남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 "대구시와 부산시 조례에는 가사 지원에 대해 언급된 게 없습니다. 그런데 조례상으로 가사 지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구·군은 있거든요? 대구는 수성구와 서구, 부산은 동래구와 부산진구의 한부모 가족 지원 조례에 가사 지원과 관련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에서 하지 않는다고 해도 구·군에서라도 의지를 갖는다면 충분히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거죠"

한부모 된 지 2년까지가 가장 힘든 시기
누구라도 혼자서 모든 걸 잘하긴 힘듭니다. 한부모 가족은 누구보다 자립 의지가 강하고 또 지원한 것과 비교해 자립의 속도도 빠릅니다. 사회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만 마련해 준다면 누구보다 잘, 그리고 빨리 사회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

한부모 가족이 된 지, 그러니까 한부모 입장에서 혼자가 된 지 2년까지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합니다.

이때 알맞은 지원 제도를 이용해 사회에 잘 안착하지 못하면 꽤 오래 한부모 가족이, 특히 아이가 방황하고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한부모 가족은 단지 동정받고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도와줘도 되는 존재일까요?

우리와 조금 다른 모습의, 우리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보통 가족' 아닐까요?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대구MBC·부산MBC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송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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