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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현충일에 경북 청도군 운문댐에서 숨진 잠수부 2명···취수탑에서 무슨 일이?


경북 청도군 운문댐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잠수부 2명 숨져
6월 6일 오전, 경북 청도의 운문댐.

50대 잠수부가 취수탑 콘크리트 보강 공사를 위해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취수탑 외벽에 철근과 철근을 묶는 '결속 작업'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물에 빨려 들어간다, 꺼내달라'는 잠수부의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선을 통해 바지선으로 전달됐습니다.

2인 1조로 함께 작업을 하기로 한 20대 잠수부가 곧장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 "휩쓸린다고 무전이 올라왔었고 같이 들어가기로 했던 작업자가 따라 들어가서 구조를 같이하려고 했는데 그분까지 끼신 거고요."

수심 3m 지점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밸브가 열렸고, 강한 수압에 의해 빨려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지선에 있던 작업자들이 잠수부와 연결된 호스를 당겨봤지만, 강한 유속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에어호스가 끊어질 수 있어 세게 당길 수는 없었습니다.

23년 경력의 50대 잠수부도, 7년 경력의 20대 잠수부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사라진 동료들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잠수부들이 수색했습니다.

50대 남성은 물속에서, 20대 남성은 밸브에 끼인 채 발견됐습니다.

취수 밸브가 갑자기 열린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장 관계자 "작업하기 전까지 저희가 확인했을 때는 밸브가 닫혀 있다고 지금 다 알고 있었거든요."


반복되는 취수탑 참사···대책은?
잠수부들이 취수탑 공사를 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난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3년 전 같은 운문댐 안전성 강화 사업 현장에서도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만 38살 잠수부, 운문댐 안전성 강화 사업을 위해 작업에 나섰습니다.

구조물 공사를 하다 물속 지반이 무너지면서 숨졌습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없던 때라, 노동청은 원청인 대우건설 현장 소장 등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붕괴와 낙하에 의한 위험 방지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사전 조사와 작업 계획서 작성에도 관련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봤습니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경주 보문호에서도 수문 교체 작업을 하던 60대 잠수부가 숨졌고, 2020년 10월에는 대구 달성군 가창 댐에서도 잠수부 참변이 발생했습니다.

사고의 대부분은 취수구를 잠그지 않거나 취수 밸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공사 중 해양경찰이 상주하는 등 안전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으로 보고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와 시공사인 대우건설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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