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와 함께 6월을 시작하며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대구FC가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 2연승으로 반전에 성공합니다. 순위도 9위까지 끌어올리며, 분위기를 탄 모습인데요. 이제 3연승에 도전하는 대구, 지난 시즌도 대구의 3연승은 딱 한 차례였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의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바로 리그 선두 울산HD. 대구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울산 원정 경기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대목입니다. 과연 대구는 이번 원정을 승리로 장식하며 징크스 탈출과 중위권 도약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대구MBC스포츠플러스에서 유일한 대구의 울산 승리의 기억과 함께 그 가능성을 짚어봅니다.
AGAIN 2018···울산 원정 승리로 만든 첫 우승
대구FC는 지난 2013년 강등 이후, 4시즌 만에 1부리그 복귀와 함께 팀의 전성기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용 구장 시대를 기다리는 대구에게 2018년 FA컵(현 코리아컵)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컸고, 결과는 팀에게 큰 가치로 남았습니다.
비교적 수월한 예선 라운드와 8강, 준결승을 치렀던 대구. 결승전 상대는 대구가 가장 어렵게 여기는 울산이었죠. 당시 1차전은 울산 원정으로 펼쳐졌고, 이 경기는 대구의 역사에 가장 화려한 순간으로 기록됩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대구는 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울산 황일수에 선제골을 내줍니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울산 원정의 악몽이 살아나는 듯했던 순간이었죠. 하지만, 득점 장면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세징야의 벼락같은 동점 골이 터집니다. 분위기를 한 번에 가져올 수 있었던 대구, 결국 종료 직전 터진 에드가의 결승 골로 울산 원정 첫 승을 가장 중요한 순간, 엄청난 경기를 통해 경험했는데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어진 결승 2차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둬 팀의 첫 우승컵을 들었던 대구FC, 울산 원정에서 거둔 승리가 팀을 영광의 시대로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대구는 이 승리를 제외하면 울산에서 아직 승리가 없습니다.
MVP 세징야···다시 돌아온 고재현
FA컵 첫 우승의 순간, 결승 1차전 MVP부터 대회 최우수 선수까지 모든 영광은 세징야의 몫이었습니다. 결승전에서만 1, 2차전 모두 득점에 성공한 세징야의 활약은 눈부셨죠.
대구라는 팀의 특성상 세징야의 활약 여부는 성적에 큰 영향을 줍니다. 직전 전북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18라운드 MVP로 선정된 세징야의 상승세가 이번 울산 원정을 앞두고 기대를 더 하는 요소입니다. 득점력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의 공격 라인을 이끄는 리더로서도 세징야의 몫은 큽니다.
세징야의 활약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력에서 확실한 회복을 예고한 고재현의 활약도 기대를 모읍니다. 비록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지만, 상대 골망을 가르고 포효하는 고재현의 모습에는 팀의 무기가 하나 더해졌구나, 라는 믿음이 자리합니다.
고무적인 건 이어지는 무실점 경기
K리그1 기준, 울산 원정 6무 18패. 리그컵에서도 2무 3패로 29경기 동안 울산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던 대구에게 말 그대로 울산 원정은 가장 큰 팀의 징크스입니다. 리그 맞대결만 놓고 보면, 대구는 울산에서 15골을 넣고, 3배가 넘는 49골을 내줬습니다. 경기당 기준으로 늘 2골 이상을 허용한 거죠.
울산에서 첫 승을 거뒀던 FA컵조차, 먼저 한 골을 내줬던 대구. 그만큼 수비 라인이 힘을 내줘야 이 지긋지긋한 징크스 탈출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하지만, 일단 패배를 막기 위해서는 실점이 없어야 할 테니 말이죠.
다행인 대목은 최근 대구의 수비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2경기 연속 승리의 배경에는 2경기 연속 무실점이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울산 원정에도 무실점 경기를 펼친다면 그만큼 원정 무승 징크스 탈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점이죠.
과연 대구는 30번째 울산 원정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첫 승을 거둘 수 있을까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기 위한 대구의 도전은 6월 26일 저녁 7시 반 징크스의 땅, 울산 문수에서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