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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옆집에 택배 상자 쌓여 있다면···

고독사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2021년 한 해 동안 3천 건을 넘겼습니다. 고독사 발생률은 최근 5년 사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매년 100명 중 1명은 '아무도 모르는 임종'을 맞이할 정도로 고독사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대구 남구에서 일어난 고독사 사례를 분석한 사회복지직 공무원 최영광 씨를 만나 고독사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공무원 조직 안에서만 쉬쉬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50, 60대 남성이면서 원룸이나 빌라 같은, 이런 분들이 고독사할 우려가 있고 특이한 거는···"

Q. '고독사' 조사한 이유는?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남구청 생활보장과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하는 최영광이라고 합니다.

제가 19년 동안 공직에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고독사, 그러니까 변사체를 발견한 증인이고 더 이상 공무원 조직 안에서만 쉬쉬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고독 변사체가 발생할 때마다 공무원이 어떤 관리 책임이라는 데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향후 대책보다는 빨리 사건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또한 국민들도 변사체가 보도될 때마다 그 순간만 뜨겁게 달궈지다가 또 숨어드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게 과연 공무원으로서 맞는 정책을 시행하는 걸까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게 되었고, 뜻이 있는 공무원 동료들과 민간 복지기관이 협력해서 실제 조사를 분석해 보자, 참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고 조사 기간은 한 1년 6개월 정도 소요가 되었습니다.

Q. '고독사' 조사 내용은?
조사 내용은 최근 10년 동안 남구에 거주하면서 혼자 계셨을 때 돌아가시는 경우를 고독사로 지칭했고요. 총 311건 중 정보 수집이 가능한 196건의 분석 결과는 남자가 143명, 여자가 53명으로, 남성분이 한 세 배 정도 많은 걸로 나타났고요.

연령은 50대에서 60대가 50%로 5~60대가 대다수였고요. 사망 전 직업 유무는 '없다'가 186명으로 94.9%,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질환은 '있다'가 83.7%로 나타났고요. 질환 종류로는 정신질환이 41.5%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순환기 계통, 즉 심장마비라든지 그런 뇌경색 같은 돌연사할 수 있는 그런 질환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 1인 가구를 관리할 때 이런 질병이 있으신 분들은 유념해 보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발견 당시에 어떤 집에서 사셨는지 조사한 결과는 소규모 공동주택, 다세대 빌라 같은 곳에 사시는 분이 60.2%로 나타났고, 이거는 향후에 사업을 진행할 때 어떤 대책을 수립할 때 그 지역 특성의 반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이한 거는 이 부분입니다. 공적 돌봄 지원이 없었다. 그동안에 없었다는 분이 85%가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그런 뜻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사회복지의 공백 현상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고요.

분석 결과는 5~60대 남성이면서 그리고 무직자였고 질병이 있으시면서 당연히 혼자 계셨을 거고, 이런 분들이 고독사할 우려가 있고. 특이한 거는 이웃과의 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는 주거 환경에서는 원룸이나 빌라 같은 곳에서 사망자가 다소 많이 발생한 걸로 그렇게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실은 이거는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에 우리나라 사회복지 제도가 소외계층이라 할 수 있는 노인이나 장애인, 아동, 여성, 이런 쪽에 아주 취약했다. 그러면 중장년 청년 1인 가구에 대해서는 마땅히 제안해 드릴 수 있는 사회복지 플랫폼이 없었던 게 사실이었고, 그게 실태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있어서 이런 부분은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Q. '고독사' 조사 의미는?
큰 의미는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이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겠고요. 그동안에 제안하는 대부분의 사업은 사실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체감할 수 없는 그런 게 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를 토대로 해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사업을 저희가 추려서 제안했다, 그냥 향후 뜬구름을 잡는 그런 사업이 아닌 당장 내년에 시행해도 가능한 그런 사업을 제안했다, 이런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고독사' 해결책은?
살아계실 때 그 사람들을 발굴해서 취업이나 여가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누구나 존엄할 수 있는 그런 죽음을 맞이하게끔 하는 게 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독사 문제나 1인 가구 문제는 공무원이나 민간 사회복지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구청에 사회복지공무원을 100명을 채용해도 1인 가구나 고독사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주민과 함께 이 문제를 같이 풀어나가는 게 정답이 아닐까?

Q. 시민들께 바라는 점?
분명히 위기 가구가 많이 발생하는 건 사실입니다. 앞으로 또 다른 어떤 위기가 발생할지 모르겠는데 제 경험상 그분들은 어떤 경우라도 신호를 보냅니다, 시그널을. 예로 들자면 밀린 택배 상자, 24시간 켜져 있는 전등, 체납고지서, 밀린 공과금, 그 어떤 시그널을 분명히 보낼 거로 생각합니다.

주위에 그런 사례가 있다 그러면 반드시 행정기관에 얘기해 주신다면 저희가 즉시 출동해서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테니까···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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