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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그 많던 붕어빵집 다 어디로 갔을까?

겨울철 대표 길거리 서민 간식 붕어빵. 그런데 요즘은 붕어빵집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붕어빵을 파는 가게 인근에 자리 잡은 주거지역 또는 권역을 말하는 이른바 ‘붕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이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1,000원짜리 한 장으로 따뜻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도 옛말입니다. 이번 겨울 들어 두 마리에 천 원 심지어 한 마리에 천 원 하는 가게도 등장했습니다.

붕어빵 가게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치솟는 물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장사를 접은 분들이 많아지기고 했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는데요?

붕어빵 가게를 30년간 운영해 온 안분선 씨를 만나 멸종위기에 몰린 붕어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아파트 이미지가 조금 하락하지 않을까 싶어서 신고를 주위에서 한다든지 하면 못할 수밖에 없죠"

"팥이 꽁지까지 다 들어가 있고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팥이 찰져요"

" 반월당 주위에서 항상, 한 30년 붕어빵 장사를 한··· 이름도 알려드려야 해요? 안분선"

안분선 붕어빵 가게 30년 운영

Q. 붕어빵 가격 급등한 이유는?
맨 처음에는 다섯 개 천원, 지금은 1개에 600원씩, 슈크림은 700원 받고 있습니다. 재료 자체가 그때는 좀 싸게 들어오다가 지금은 다 배로, 더블로 다 올라왔으니까 어쩔 수가 없죠. 물가는 그래도 인건비는 안 오른 것 같아요.

물가가 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붕어빵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죠. 그래도 붕어빵이 싸다고 그러던데요, 다른 거에 비해서?

Q. 붕어빵집 사라지는 이유는?
이게 계절 장사하다 보니까 장사가 한 6개월 정도밖에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뭐 그렇다고 점포 얻어서 하자니 이게 여름에는 어차피 안 되니까 할 수도 없고. 물론 단속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보기에도 좀 그렇고 중구청에서도 (단속)하는 거 있고 신고를 주위에서 한다든지 하면 못 할 수밖에 없죠.

아파트 이미지가 조금 하락하지 않을까 싶어서 주민들이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옛날에 저기 신한은행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붕어)빵을 구웠거든요. 신한은행 바로 옆에 00바게트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신고도 하고 그러면 중구청에서 나와서 못 하게 하고 이래서 하여튼 못 하게 됐어요.

제과점의 빵은 그래도 생각해서 자기 먹고 싶은 거 찾아가는 거고 이거는 그냥 눈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보이면 충동적으로 먹는 것이고 그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Q. 붕어빵 장사, 사양길?
옛날에는 길거리 풀빵, 이거라도 힘들어도 그래도 했는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은 이 장사, 춥고 이런 데 안 할 거예요. 할 사람 별로 없을 거예요. 배달 일을 거의 하고 그렇죠. 옛날에 예를 들어서 붕어빵 장사하시는 분들이 아마 그거(배달업)로 조금 변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Q. 단속에 대해서는?
좀 웬만한 거는, 좀 봐줄 수 있는 거는 좀 봐주셨으면 좋죠. 너무 각박하게 그렇게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모르겠어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또 그렇고, 또 이 사람 입장에서는 그러니. 어쨌든지 간에 (노점상이) 약자잖아요? 길거리에서 허가도 없이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질 수밖에 없죠.

 Q. 30년을 이어온 맛의 비결은?
전체적으로 팥이 꽁지까지 다 들어가 있고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요 팥이 찰져요. 보통 팥하고 맛이 다르다고 그러더라고 손님들이, 사대부초 조그마할 때부터 다녔던 애들도 지금도 오시고 그래요. 멀리 이사 가시고 그래도, 또 어디 뭐 칠곡이고 상인동이고 다 오셔요.

Q. 기억에 남는 손님은?
"고생한다" 그러고, 또 "이렇게 고생하는데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그러면서 말이라도 그렇게 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의외로 보면 사람이 줄을 서서 있는데도 막 빵을 금방 드러내 놓고 겨우 한두 개 구워놓은 것도 "이것도 식었다"고 "따뜻한 거 내놓으라" 하고. 하여튼 좀 그런 양면성이 좀 있는 분도 있고 그래요, 장사하다 보면.

 Q. 앞으로 바라는 점은?
 '안분지족'이라고 만족해요. 이제는 한 30년을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공부도 이제 졸업도 앞두고 있고. 학교에 다녔다고 자격증이라도, 또 한식 기능사 자격증도 따놨고, 이제는 크게 바람도 없고. 우리 아들딸 결혼해서 이제는 또 행복하게 다 잘살고 있고 여태까지 살아온 데에서 보람이 있죠.

지금은 더 이상 바람이 없습니다. 돈 더 많이 벌었으면 싶은 생각도 전혀 없고, 무탈하게만 하는 데까지만 했으면 싶은 생각입니다.

(제작 마승락)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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