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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자폐스펙트럼① "우영우는 정말 운 좋은 케이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막을 내렸죠. 이 드라마로 인해 요즘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국내 아동 자폐스펙트럼 유병률은 100명 중 2.5명, 그러니까 어린이 37명 중에 1명은 자폐로 진단을 받지만, 자폐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최선엽 씨를 만나 궁금한 것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영우 드라마에 대해서 들어는 보셨죠. 현실과 뭐가 좀 제일 다른 것 같다거나···”

“운이 아주 좋아야 하고 그 정도로 주변에서 이해를 받는다면···”

“자폐라는 말을 좀 욕처럼 안 썼으면 좋겠어요.“

[손은민 기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최근 인기를 끌면서 요즘 자폐 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와는 좀 다르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최선엽 씨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엽 씨, 자기소개 간단하게 해주세요.

[최선엽]
제 이름은 최선엽이고요. 고려대학교에 2011년도에 사학과 학부생으로 입학해서 2017년 2월에 졸업하고 2017년 9월에 대학원으로 고전 번역 협동 과정을 진행해서 지금 종합시험하고 논문을 작성 중에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선엽 씨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세요.

[최선엽]
고전 번역 협동 과정은 한문 텍스트를 가지고 옛날 과거 우리나라나 동아시아의 한문 텍스트를 가지고 그걸 번역해서 오늘날 언어, 우리말로 번역해서 내는 그런 작업입니다.

[손은민 기자]
자폐 장애를 가진 분 중에 되게 지적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계시잖아요? 선엽 씨도 혹시 이 공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좀 남들과 다르게 좀 잘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게 있는지···

[최선엽]
기억력이나 한 번 강의에서 들은 사실을 쭉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고, 대학원 가서도 교수님들한테 박학하다고 그렇게 칭찬을 받고 그렇죠. 지금도 대학원에서 배웠던 수업 내용 중에 텍스트들 내용은 좀 기억이 나니까 그런 거랑 저런 거랑 비교하면 수업 내용이나 그런 걸 비교해보면···

[손은민 기자]
저희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좀 흔쾌히 하겠다고 하신 이유는요?

[최선엽]
처음에 우영우 신드롬에 대해서 들었을 때 좀 냉소적이었는데 같이 자폐 자조 모임을 하는 형들이 자주 방송에 나오는 걸 보고 저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손은민 기자]
우영우 드라마에 대해서 들어는 보셨죠. 어때요? 직접 현실과 뭐가 좀 제일 다른 것 같다거나, 아니면 이건 비슷한 것 같다거나···

[최선엽]
현실에서는 그 정도로 운이 좋으려면, 모르겠어요, 운이 아주 좋아야 하고. 그 정도로 주변에서 이해를 받는다면 자기 그걸 가지고 주변에서 이해를 그렇게 착착 받으려면 운이 아주 좋아야 해요.

[손은민 기자]
주변에 자폐를 가진 친구들 보면 그렇게 운 좋은 친구가 있어요?

[최선엽]
대학 졸업하고서 직장에 취직을 했는데 직장 사람들하고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심지어는 가족이나 부모님도 이해를 못 해서 그렇게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손은민 기자]
드라마는 현실과 좀 많이 다르다는 말이죠?

[최선엽]
드라마는, 사실 그 드라마는 사실 현실에서 아주 운 좋은 케이스라고 보면 돼요.

[손은민 기자]
드라마에서는 자폐를 가진 우영우도 변호사로 일을 하잖아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선엽 씨도 뭔가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있잖아요.

[최선엽]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냐는 거죠. 제가 고려대학교 들어올 때만 해도 고려대학교 법학과에는 자폐인을 포함해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안 받는다는 규정이 있었어요.

그게 제가 들어오면서 지원센터에 저를 많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법학과에 얘기를 해서 만약 그렇게 되면 장애 차별이 된다고 해서 그렇게 바꾸게 된 거거든요?

인하대에서 박사학위 받은 형도 있는데, 그 형도 원래 서울대를 갈 성적이 됐어요. 그런데 서울대에서 자폐인을 안 받겠다 해서 그렇게 돌고 돌아서 인하대까지 가게 된 거거든요?

[손은민 기자]
자폐 장애를 가지고 지금 30년 이상 살았잖아요. 차별이나 나를 그냥 무작정 싫어하는 것 같은 사람들, 이게 혐오인데, 그런 것들, 순간들, 어떤 순간들이 가장 상처가 됐어요?

[최선엽]
몰라서 그랬다고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정도는, 맥주를 사러 갔는데 복지카드 규약에 장애 유형이 자폐로 되어 있으니까 술 마셔도 되냐고 그렇게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건 좀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정도인데···

[손은민 기자]
또 다른 거나 뭐 심한 거···

[최선엽]
심한 건 못 듣거나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제가 있는 곳에서 장애를 가지고 험담을 한다든지 아니면 특이한 행동이 있으면 따라 한다든지 그런 거죠.

[손은민 기자]
그랬을 때는 좀 어때요. 선엽 씨는?

[최선엽]
처음에 대학에 들어왔었는데 중학교에서도 그렇게 심하게 당했는데 내가 대학교를 와서까지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 하나 해서 화가 나서 주먹다짐까지 한 적도 있고요.

[손은민 기자]
싸우기까지 해봤어요?

[최선엽]
네, 그랬는데 이제 이제는 좀 어느 정도 좀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어요.

[손은민 기자]
이렇게 함부로 상처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사회한테 하고 싶은 말···

[최선엽]
세상에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이잖아요? 유엔에서도 다들 선진국이라고 하잖아요? 그럼 이제 선진국 국민들답게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서 포용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손은민 기자]
주변을 가다가 자폐 장애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사람들이 좀 어떻게 대해줘야 한다, 이런 거는 좀 있어요?

[최선엽]
겉으로 봐서 좀 이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그럴 때면 이제 자폐 장애일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 줬으면 좋겠어요.

자폐라는 말을 좀 욕처럼 안 썼으면 좋겠어요, 뉴스나 그런 데서. 뉴스나 아니면 칼럼 같은 데서 좀 자폐라는, 자폐적인 뭐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욕처럼 많이 쓰는 데 그거 좀 그렇게 안 썼으면 좋겠어요. 다들 그걸 정말 싫어하더라고요.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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