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래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 매수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뜯은 10대 일당 사건,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성매매를 강요받은 피해 학생은 일당에 의해 '학교 밖 청소년'이 되고, 경찰 조사 이후에도 보호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17살인 피해 학생은 한두 살 많은 10대 일당의 권유에 속아 성매매를 하게 됐습니다.
◀피해 학생▶
"'모텔 입구만 들어가면 된다'였는데 이제 마지막에는 그 사람이랑··· 약속이랑 달라서 되게 무서웠어요."
이들이 채팅 어플에 피해 학생의 사진을 올려 학교에 소문이 나게 됐고, 학생은 결국 학교를 자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 돼 혼자 사는 학생의 집에 일당이 들어와 함께 살게 됐습니다.
그리고 2주간 정신적 지배,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당했습니다.
◀성매매 일당▶
"몇 건 했어?"
◀피해 학생▶
"뭐, 조건?"
◀성매매 일당▶
"응."
◀피해 학생▶
"오늘 하나도 못 했어."
◀성매매 일당▶
"XX하지 마. XX하지 말라고."
한 성 매수 남성의 신고로 이들은 결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피해 학생은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접근한 일당에 의해 자신이 미끼가 돼 성매매를 하게 됐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성 매수 남성으로부터 돈을 뜯은 공갈 사건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매매 권유 또는 강요 혐의에 대한 조사나 학생 보호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김희진 변호사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돈을 벌게 해준다는 그 이유가 어떠하건 아동의 성을 대가로 제공하는 행위에 개입시켰다는 것만으로 성매매, 성 착취로 해석이 돼야…"
결국 피해 학생은 보호받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성매매와 집단 폭행에 내몰렸습니다.
◀피해 학생▶
"제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해야 해요. 제가 여기서 죽으면 심각성을 깨닫고 저처럼 이런 애들을 또 만들지 않을 것 같아서···"
경찰은 당시 진술 등을 바탕으로 피해 학생을 공범으로 판단했으며 성매매 강요 부분을 확인해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그래픽 김상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