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에 과징금 3억 원 부과···"수도권·영남 지역 병의원에 리베이트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른바 '상품권깡'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병의원에 골프 접대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제일약품 주식회사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주로 수도권과 영남 지역 병의원 소속 의료인들에게 자사 36개 의약품의 처방을 유지하거나 늘릴 목적으로 골프 접대와 식사를 제공하거나 차량을 정비소에 대신 입출고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2억 5천만 원 상당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안했습니다.
법인카드로 상품권 산 뒤 '상품권깡'해 접대자금 마련
접대 자금은 지역 영업총괄본부장 2명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상품권깡’으로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초까지 구매한 상품권 액수는 약 5억 6,300만 원에 달했고 이 중 일부를 현금화해 사용했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형식적으로 제품설명회를 개최(90회)하거나, 학회 지원(16회), 강연 의뢰(4회) 명목으로 위장하는 등 의료인들에게 약 3천만 원 상당의
식음료‧숙박 및 회식비용을 부당하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임상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2023년 2월경부터 2023년 11월경까지 9회에 걸쳐 9명의 의료인에게 2,200만 원
상당의 연구비 지원을 부당하게 제의했습니다.
명절 인사에 음식 배달, 차량 정비까지
심지어 음식을 배달해 주거나 차량 정비를 대신 해주기도 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2021년 3월경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1,637명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진료실이나 자택에 총 3천876만 원 상당의 각종 음식을 배송해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비가 필요한 의료인의 차량을 정비소에 대신 입고‧출고해 주거나, TV 제공, 골프장‧호텔 등의 예약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 해당···"리베이트 규모 따라 처방 선택하는 왜곡된 결과 초래"
공정위는 이 같은 제일약품의 행위는 부당하게 경쟁 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부당한 고객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환자가 의약품을 직접 선택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 시장 특성상 의료인이 의약품의 가격‧안정성 및 효과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하기보다는 제약사로부터 제공받은 이익의 규모나 횟수에 따라 의약품을 선택하게 되는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제약업계에 만연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 행위를 근절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