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푼다는 방침을 밝혔죠,
그런데 교육부는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일부 학과에 국한됐지만, 기존 정책을 뒤집는 결정으로 지방대학들만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이 문제 취재했습니다.
◀기자▶
교육부는 최근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2024학년도 대입부터 약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율은 정하지 않았지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7개월 전 정부는 정반대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며 보다 과감한 정원 감축 결정을 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에 미충원이 집중되면서 교육 질이 떨어지고 폐교 위기 대학도 증가하고 있다며 과감한 구조개혁을 대학마다 스스로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더군다나 정원 감축은 그동안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훨씬 집중돼 왔습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 정원 감축 규모는 수도권 대학은 3만 5천여 명, 15.6% 줄어든 데 비해 지방대는 3배 이상 많은 14만 5천여 명으로 33.6% 줄었습니다.
반도체 인력을 키운다며 급한 대로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푼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불균형 심화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이게 그냥 막 발표할 게 아니고 조금 더 지역사회와 좀 더 논의해서 충분히 논의해서 나가도 되지 싶은데 너무 졸속으로 대응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뿐 아니라 인공지능 등 다른 첨단분야에서도 수도권 대학의 입학 정원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역 대학들은 국가 균형발전을 내팽개친 정책이라며 반대 서명운동을 선언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안현식 부산경남사립대교수연합회장▶
"반도체 인력 양성을 빙자한 수도권 대학 증원 정책에 대한 반대는 단회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더욱 확산할 것입니다.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서명운동도 함께 시작될 것입니다."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와 공장 증설 규제까지 하나둘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불균형이 개선은커녕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