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 사건의 피고인인 20대 남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피고인은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심신 미약'으로 인한 우발적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버려진 양어장에서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피고인.
동물보호법 위반과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된 지 한 달여 만에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포획 틀로 고양이 16마리를 잡아 이 가운데 1마리를 다치게 하고 5마리를 살해했다고 적시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습니다.
학대에 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정신질환에 의한 우발적인 행동이었고, 사건 신고자들에게 보낸 협박 메시지도 보복 목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석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법원을 찾아 피고인의 동물 학대는 우발적인 행동이 아닌 계획적인 범행이었다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최민경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피고인은) 동일한 장소에서 여러 날에 걸쳐서 매우 반복적이고 계획적으로 잔혹한 범죄 행위로 동물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우발적인 것과 완전히 거리가 멀고···"
협박을 받았던 사건 신고자는 피고인이 풀려날 경우 보복이 두렵다며 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범 신고자▶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라고 해도 불안해서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 보고 이런 상황이에요."
피고인 측은 재판부에 "여론재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도 요청했는데, 재판부는 "여론에 따라 처벌하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