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에서 발생한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동물 학대 혐의로 구속까지 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박성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북 포항시의 버려진 양어장.
3, 4m 깊이의 양어장에는 훼손된 고양이 사체와 혈흔도 발견됩니다.
29살 남성은 이곳에서 길고양이들을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했습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길고양이 18마리 넘게 포획해 이 가운데 6마리를 죽였는데, 집에서도 새끼 고양이의 송곳니를 절단하는 등 학대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곤 SNS에서 학대 사진을 올렸습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3월 31일 뉴스데스크) ▶
"(SNS에) 고양이를 해부하고, 빨래망 같은 데 고양이를 넣어서 빠트려 죽이는 것 같은 그런 걸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올리고…"
끔찍한 동물 학대 이유는 자신의 우울감 해소와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고양이 학대 혐의자(3월 22일 뉴스데스크)▶
"제가 호기심이 좀 컸던 것 같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서 이런 식으로 아무도 모르게…"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이 남성은 구속됐습니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신고자들에게 악의적인 협박을 한 점도 주요한 구속 사유에 포함됐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건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동안 5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입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학대범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아 같은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며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민경 동물권단체 '카라' 활동가▶
"이번 사건이야말로 엄중한 처벌이 꼭 내려져야지만 앞으로의 다른 잠재적 범죄 예방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대국민 정책 제안 접수 결과에서 잔혹한 동물학대 처벌법을 강화해달라는 제안이 1만 표를 넘겨 1위로 선정됐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 조현근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