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하다는 법률적인 판단이 나오면서 이르면 2024년 1분기 안에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관련 법률검토 결과'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은행법 제8조에 따른 '은행업 인가'로 진행하되, '인가 단위의 변경'이 아닌 '인가 내용의 변경'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여서 은행법상 인가 단위를 시중·지방·인터넷은행 3개로 볼지, 아니면 은행업 하나로 볼지가 법률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검토한 결과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인터넷은행이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세 주체 모두 같은 한 개의 인가 단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가 내용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기존의 모든 법률관계를 승계하고 인가 내용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인가에 대한 폐업 인가 등 별도 행정 처리는 필요 없고 법인의 동일성과 연속성을 유지해 대출·예금 계약 등 모든 법률관계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법령 해석 결과와 심사 절차를 발표하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대구은행은 이사회 하부 조직인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 통제 기본 방침·전략을 마련해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1967년 국내 첫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설립 57년 만에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시중은행이 새로 출범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은 기존 국민·신한·우리·하나·제일·한국씨티은행에 더해 7개로 늘어납니다.
지방은행은 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 등 5개만 남게 됩니다.
1998년 대구와 부산에 각각 본점을 둔 대동은행과 동남은행이 사라진 뒤 26년 만에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등장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현재 대구은행은 자본금 7천6억 원이고 지분은 지주사인 DGB금융지주가 100% 갖고 있습니다.
DGB금융지주의 국민연금공단이 8.07%를 소유해 최대 주주 주주이고 비금융주력자 지분은 삼성생명 3.35%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은행은 그동안 시중은행급 재무 구조와 신용도를 가졌지만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더 많은 조달 비용을 부담해 왔습니다.
대구은행 연간 총대출 규모는 51조 6천억 원으로 시중은행인 제일은행의 46조 8천억 원보다 많고, 신용등급은 신한·국민은행과 같은 'AAA'입니다.
하지만 선순위채권을 시중은행보다 4bp(1bp=0.01%포인트),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은 21~25bp 높은 금리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5대 은행이 독주 중인 국내 은행업계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대구은행이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