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대구시가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경북 북부 지역 발전 방안으로 카지노 설립 등을 제시해 논란입니다.
7월 18일 대구시의회 기획 행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경북 북부권 발전 종합 계획안에 파격적이고 종합적인 내용이 들어있다"며 경북 북부 지역에 대한 5가지 지원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황 실장이 공개한 내용은 북부권에 대규모 관광위락 단지 조성과 TK 신공항을 중심으로 북부 지역을 산업 중심 지역으로 개발, 공공기관 이전, 시청사 조직의 균형 배치 등입니다.
대구시의회 김대현 의원이 황 실장에게 "카지노 설립 부분도 발전 방안에 들어있는가?"라고 묻자, 황 실장은 "관광위락 단지 계획안에 카지노 설립 방안이 담겼다"고 밝혔습니다.
황 실장은 "강원 정선에는 폐광 지역 특별법에 따라 카지노와 리조트가 들어갔는데, 같은 폐광지역인 문경 점촌에는 아무 혜택이 없었다"며 제안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대현 시의원은 "카지노가 사행성 산업이고, 전국적으로 파문을 일으킬 이슈가 될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황 실장은 "카지노를 요구했다가 안 되면 중앙정부에서 다른 것을 내놓으라고 해서 저희가 전략적으로 요구하는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북 북부를 어떻게 달래고 안고 가느냐가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며 "경북 북부 발전 방안에는 더 파격적인 내용이 있다" 밝혔습니다.
이밖에 18일 기획 행정위원회에서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대구시의회 육정미 의원은 "2019년 무렵에 행정 통합 얘기가 있었다"며 "당시 대구·경북 특별자치단체 설립을 통한 광역 행정을 시도하자고 해서 한시 기구로 경북도에서 공무원 파견을 받았는데, 홍준표 시장이 들어오면서 통합 얘기가 사라졌다.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건 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대구시 황순조 기획조정실장은 "전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온 뒤 부·울·경이 수십억, 수백억 지원금 받아 간 뒤 다시 반납했다. 전 정부가 추진한 초광역 업무에 부정적이었다"며 "지난해 군위를 편입하면서 경제 영토를 넓히면서 여기에 단초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구 소멸과 경제를 한 단계 뛰어넘으려면 훨씬 더 유리하다. (그래서) 대구시가 먼저 얘기했고, 행정 통합과 초광역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민 투표와 시도의회 동의 중 시도의회 동의만 구하는가?"라는 김대현 시의원의 질의에 대해 황 실장은 "지방자치법 제5조에 따라서 행정 통합을 할 경우 양 시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다만 주민 투표를 할 경우 의회 동의를 안 받아도 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시도민의 대표 기관인 의회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중앙정부와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도 의회 동의만을 거치면 결국 관 주도 형태의 행정 통합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주민 투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대현 의원은 "시도민의 뜻이 행정 통합에서 제일 중요하다. 권영진 전 시장은 (통합 관련) 공청회 3~4번 진행했다"며 "(통합을) 언론을 통해 시민에게 알리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황순조 실장은 "저희 (행정 통합) 시작한 지 한 달 됐다. 아직 의원들한테 보고도 못 드렸다. 8월에 대대적인 세미나. 10월에 합동 세미나, 공청회, 설명회라는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며 "아직은 시민들에게 상품을 만드는 단계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안의 내용을 의회 보고 못 드리는 이유는 경북도의 부탁 때문이다. 집행부끼리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법안에는 서울시 행정 특례법과 제주 특별 자치 도법을 다 망라했고, 신공항특별법 2차 프리존 규제 관련해서도 내용이 들어갔고, 산업 경제 특례 116가지를 망라해 법안에 넣어서 2주 전 경북도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별법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범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2, 3월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