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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또 손바닥 뒤집듯 바뀐 대구시 신청사 계획···왜 이때 이런 결정을?


대구시 "성서행정타운 등 5개 땅 팔아 신청사 짓는다"
예산이 없어 당장 신청사를 짓기 어렵다고 했던 대구시가 애초 매각하기로 했던 두류정수장 일부가 아닌 다른 땅을 팔아서 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시 달서구 병 지역구 국민의힘 김용판 국회의원은 "10월 18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이렇게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19일 대구MBC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홍 시장은 두류정수장 유휴 터를 매각해 신청사 건립 비용을 마련할 것을 고수했지만, 지역 주민들 강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하고, 성서행정타운과 중소기업 명품관 등 다른 시유지를 팔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유지 매각을 위해서는 시의회 동의를 구해야 하므로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청사 건립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대구시가 매각 절차에 들어갈 시유지는 성서행정타운과 칠곡행정타운, 중소기업 명품관, 동인청사 건물, 동인청사 주차장 등 5곳입니다. 

일반상업지구로 돼 있는 중소기업 명품관과 성서행정타운의 경우 중심상업지구로 용도를 변경해 땅 가치를 높여 매각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매각이 잘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어 지금으로써는 매각 시기와 매각 금액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대구시는 매각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구시의회에 매각동의안을 제출해 시의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이런 결정을?
김용판 국회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단독 회동을 같고 담판을 보았다는 것,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권영진 전 대시장이 '신청사 이슈'를 들고 2024년 총선에서 달서구 병 출마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입니다. 

두류정수장 터를 팔지 않고 원안대로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갈등을 매듭지으면 신청사 이슈가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홍 시장이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새로 보입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아닌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한편, 권 전 시장은 18일 밤 자신의 SNS에 "격하게 환영한다"는 표현까지 쓰며 글을 올렸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청사를 예정대로 건립하고, 신청사 부지 일부를 매각해서 비용을 조달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철회하기로 했다. 참으로 다행이다"라며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한 원안대로 지어질 수 있는 희망을 본다"고 밝혔습니다. 

권 전 시장은 19일 대구M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나 지연되지 않도록 예산도 제때 편성하고, 행정절차도 잘 추진해서 우리가 제대로 된 대구 신청사 빨리 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내 맘을 들었다 놨다···달서구민 "화난다"
홍 시장 취임 후 신청사와 관련한 계획이 변경된 뒤 달서구민들은 속앓이를 해왔습니다.

구민들 사이에도 "홍 시장 말대로 땅을 팔자"거나 "땅을 팔아 반쪽짜리로는 랜드마크 청사를 짓지 못한다"는 등 의견이 엇갈려 갈등과 반목이 계속됐습니다. 

대구 달서구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대구시의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두류정수장 일부 매각 방침 철회는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청사 건립을 1년 2개월 표류시키고 지역사회에 극심한 갈등과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대구시가 책임 있는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시 신청사를 두류공원과 함께 대구의 랜드마크로 건립하는 데 지혜를 모으자"고 밝혔습니다.

예산 마련을 위한 땅 매각 작업이 남아있긴 하지만, 원안대로 대구시 신청사를 짓기로, 그러니까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홍 시장과 김 의원 두 정치인이 만나 극적으로 실타래를 풀어 좋은 결과를 끌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 그 실타래를 누가 꼬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으로 주민들만 애를 태웠습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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