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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시청 신청사 어떻게? "빚내선 짓지 말라는 게 시민 뜻" vs "입맛 맞춰 한 설문조사···인디언 기우제 지내냐?"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줄다리기 계속
지난 2019년 12월, '전국 최초'라는 수식을 받았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이었습니다.

공론화위원회와 대구 각 지역 주민 250명이 2박 3일 합숙 토론을 벌여 달서구에 있는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신청사 건립 예정지로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신청사 건립은 당초 건립 예정 시기를 넘겨 표류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말,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사업을 잠정 보류하겠다며 관련 부서도 폐쇄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재검토설이 흘러나오다가 신청사가 들어설 옛 두류정수장 유휴부지를 매각해 건립 재원을 마련한다는 안을 세웠는데요.

부지 축소에 대한 우려, 반대가 컸고 대구시의회가 설계 공모비 예산을 아예 삭감하자 대구시가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2023년 7월에는 지역 주민의 요구를 반영해서 신청사 건립 예정 부지에 대구에 연고를 옮긴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단 전용 경기장과 생활체육관을 짓는다는 안도 제안했지만 달서구 쪽에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구시 "재정 상태 최악···미래세대 부담 지우는 신청사 건립은 안 돼"
"대구 시민들은 빚내서 신청사 짓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구시가 밝혔습니다.

그 근거로 여론 조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대구시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10월 5일부터 8일까지 전화 70%, 온라인 30% 비율로 시민 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대구시 발표에 따르면 먼저, 응답자의 54.1%는 신청사 건립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립 시기에 대해서는 시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가 80.7%로 가장 높았고, 빚을 내서라도 빨리 지어야 한다, 13.4%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동구, 수성구, 중구 순으로 높았고, 달서구 안에서도 73.6%로 빚을 내서 지어야 한다는 응답의 3배를 넘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 30대의 보류 의견이 높았습니다.

신청사를 짓는 재원은 60.5%가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 매각을 꼽았고, 달서구에서도 65.9%로 나타났습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신청사 예정지 옆 두류정수장 유휴부지 매각을 포함해 다른 시 소유의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매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용도 변경 등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신청사 건립을 아예 하지 않거나 다른 위치에 건립하는 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10월 6일 유류정수장 부지에 결정된 도시계획시설(수도공급설비)을 2023년 말까지 폐쇄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신청사 건립 의지라고 했습니다.

다른 시 소유 땅까지 다각도로 매각을 검토해 재원을 마련하고, 일정을 추진하면 대구경북신공항이 개항하는 2030년 전후에 신청사를 건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하며 지역 주민, 정치권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지 매각, 용도 변경은 난개발···합의안 변경 안 돼"
하지만 달서구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금호강 개발과 K2 이전 터 개발 같은 정책은 시민 여론을 묻고 했냐며 반문했습니다.

김차섭 달서구주민자치위원회·시청사 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 위원장 "빚내서 짓자고 하는 사람 누가 있습니까? 그것은 주관하는 쪽에서 문항에 따라 다르잖아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이 자기 입맛에 맞을 때까지 여론조사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성서 행정타운 등 다른 시 소유 땅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신청사 건립으로 마련할 순 있겠지만 신청사 예정 부지 축소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용도변경으로 난개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2019년 당시 예정지를 선정할 때 안은 두류정수장 부지는 대구시청 신청사와 시민들의 공간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시민 여론을 바탕으로 결국 재원 마련을 위해 두류정수장 유휴부지를 포함한 시 소유 땅을 파는 것이 사실상 최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대구시와 이에 반대하는 주민단체, 평행선을 달리는 의견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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