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 신청사 이전 문제, 2019년 대구시민이 참여해 결론낸 숙의민주주의의 결과물로 환영받았습니다만,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진척이 없습니다.
급기야 대구시가 다시 시민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빚내서 신청사 짓는 걸 대부분 반대한다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달서구에서는 "입맛에 맞춘 여론조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시민들은 빚내서 신청사 짓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구시가 밝혔습니다.
그 근거로 10월 초 시민 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70%, 온라인 30%로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응답자 54.1%는 신청사 건립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립 시기에 대해서는 시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가 80.7%로 가장 높았고, 빚을 내서라도 빨리 지어야 한다, 13.4%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동구, 수성구, 중구 차례로 높았고, 달서구 안에서도 73.6%로 빚을 내서 지어야 한다는 응답의 3배를 넘었습니다.
신청사를 짓는 재원은 60.5%가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 매각을 꼽았고, 달서구에서도 65.9%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공론화위원회와 2박 3일 주민 합숙 토론을 거쳐 신청사 건립 예정지가 달서구로 정해졌지만,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사실상 잠정 중단됐습니다.
유휴부지를 팔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에 부지 축소를 우려한 달서구 지역 반발 등으로 대구시의회에서 설계 예산을 삭감하자 대구시는 지난해 말 사업을 보류했습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신청사 예정지 옆 두류정수장 유휴부지 매각을 포함해 다른 시 소유의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매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용도 변경 등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신청사 건립을 아예 하지 않거나 다른 위치에 건립하는 안은 없다며 지역 주민, 정치권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4년 전 신청사 유치에 성공한 달서구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차섭 달서구주민자치위원회·시청사 바로 세우기 추진위원회 위원장▶
"빚내서 짓자고 하는 사람 누가 있습니까? 그것은 주관하는 쪽에서 문항에 따라 다르잖아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이 자기 입맛에 맞을 때까지 여론조사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두류정수장 부지 전체를 대구시청 신청사와 시민들의 공간으로 만들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바꿔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