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연일 비난하고 나서면서 장애인 이동권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대구는 어떨까요?
통계는 다른 시도보다 나은 수준이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대구지역 장애인 이동권 문제,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북구에 사는 장애인 이민호 씨는 아침 여덟 시에 출근 준비를 합니다.
일터는 동구 신서동, 집에서 24km 떨어져 있습니다.
도시철도와 버스를 갈아타고 일터까지 가기엔 어려움이 많아, 특별교통수단인 '나드리콜'을 이용합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나드리콜을 호출하니 10분 남짓 거리에 있는 차가 배차됩니다.
오늘은 그야말로 '운수 좋은 날'입니다.
◀현장음▶
(배차됐나) "예." (오, 웬일이야?)
평소엔 나드리콜 배차가 30분, 하루 전에는 60분이나 걸렸습니다.
출근은 9시 30분 까지지만 나드리콜 배차가 오래 걸리고 들쭉날쭉하다 보니, 이 씨는 집에서 출근 준비를 일찍 합니다.
◀이민호(장애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
"보통 30분 정도 대기할 때도 있고 느릴 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까지 늦을 때도 있었습니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나드리콜 특장차량은 163대입니다.
중증 장애인 150명당 1대 꼴이라, 배차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진 4대만 운영해,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교통수단은 통계상으로는 괜찮지만, 막상 이용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저상버스 비율은 대구 49% 이지만 현장에는 리프트가 고장 나 있거나 작동법을 모르는 기사도 적지 않습니다.
대구도시철도 모든 역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만 고령자 등 다른 교통약자도 많다 보니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권수진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집 밖으로 나와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 되고, 요구해야만 조금씩 변화하는 이 사회환경 구조가 문제인 것은 아닌가 그런 이야기들을 시민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고."
장애인들과 지원 단체는 장애인도 시민이라며 시민 한 명, 한 명에 차별받지 않고 이동에 불편을 겪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민호(장애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
"같이 살자고 함께 살고 싶다고 이렇게 목소리 내는 것입니다. 저상버스 이런 승강기 부분이 장애인만 위한 것이 아니라 노약자나 아동 임신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고."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