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시대를 마무리하며 다시 돌아온 2023 대구 국제마라톤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간만에 펼쳐진 대회라는 점 때문에 교통 통제에 대한 불만도 있었고, 순환 코스로 펼쳐진 엘리트 부문에서는 대회 신기록조차 나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는데요. 이번 대구 국제마라톤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마디로 대회 전체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달려졌습니다. 이 대회를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마라톤 급으로 성장시켜 대구시의 위상을 더욱 올리겠다는 홍 시장의 한마디,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일까요? 우선 대회 시상식 현장에서 나온 홍 시장의 깜짝 발언부터 만나보시죠.
홍준표 대구시장 "내년도부터는 대구 국제마라톤의 상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습니다. 보스턴 마라톤보다 우리 대구 국제마라톤의 상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게 되면 세계 최고 선수들이 대구로 오게 됩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우선 코스도 지금 3바퀴 도는 코스가 아니고 단일 코스로 대한육상연맹(KAAF)에 부탁을 해놨고 그리고 상금도 4만 불이 아니고, 지금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10만 불인가요? 10만 불보다 더 주겠습니다. 그래서 대구의 격을 한번 높여보겠습니다. 대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라는 거는 그런 데서 나오는 거로 생각합니다. 여러분 괜찮죠?"
몇 가지 사실관계를 정리해볼까요? 우선 보스턴 마라톤의 경우 우승상금은 홍 시장이 말한 규모보다도 큰 수준입니다. 우승상금만 15만 달러, 총상금 규모는 88만 달러로 알려졌는데요. 물론, 상금 규모가 대회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세계 최상위 수준의 권위 있는 대회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국내 대회를 살펴볼까요? 대구 국제마라톤은 국내 유일한 골드 라벨 대회라는 자부심이 있지만, 그보다 한 단계 위에 자리하는 플래티넘 라벨로 서울 국제마라톤대회가 있습니다. 서울 국제마라톤의 경우 우승 상금이 최대 10만 달러 수준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는 기록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요. 세계 정상급 수준의 척도라 할 2시간 5분 이내 기록을 수립한 경우 10만 달러, 이번 대구 대회 우승 기록에 준하는 2시간 5분~7분 사이의 기록은 8만 달러입니다. 만약 2시간 7분이 넘어가면 대구 마라톤 우승 상금과 같은 4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줍니다. 돈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회에 대한 관심과 열기, 그리고 코스의 적절한 선택에 따른 기록수립까지··· 대구 국제마라톤이 세계 정상급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 아직은 좀 더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