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월 대구 곳곳 헬스장에서 회원들을 잔뜩 모집한 뒤 폐업하는 이른바 '먹튀'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도 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최근 대구 동구의 한 대형 헬스장이 또, 돌연 문을 닫았습니다.
전국에 49곳의 지점이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피해를 막을 길이 없나요?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물함에서 세면도구를 꺼내 가방에 담습니다.
신발을 챙겨 나서는 발걸음은 무겁습니다.
지난 28일, 대구 동구에 있는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았습니다.
◀진성미 피해자▶
"주말 끝나고 난 다음부터 월요일에 오니까 인바디 측정 기계랑 (다른) 기계 한 개가 없어지고 그냥 관계자가 아예 전혀 없었어요. 그때 알았어요. 사태를."
이곳에 등록한 회원만 800명에 달합니다.
다른 곳보다 저렴해서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권순도 피해자▶
"한 달은 13만 원 그랬는데 1년 하면 26만 원 한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기왕이면 어차피 운동 오래 할 거니까."
문을 닫기 직전까지 회원은 계속 받았습니다.
◀남정희 피해자▶
"제가 10월 14일에 일 년 치를 끊었는데 자동 이체를 시켰잖아요. 시켰는데 자기들 알면서 받은 거야 그걸."
관리비가 밀린 건 석 달이 넘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회원들의 등록 서류가 놓여 있습니다. 회원들이 환불을 받기 위해 직접 정리하고, 또 찾기 위해 나선 겁니다.
지점장은 자신도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며, 제대로 월급을 못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표와의 연락도 끊겼다고 했습니다.
취재진은 대표의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 업체는 전국에 49곳이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지점 중 서울과 안양, 경산에서도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헬스장 '먹튀' 피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지난 7월, 대구 달서구와 북구에서도 대형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았습니다.
회원들은 고소장을 냈고 경찰은 대표인 30대 남성을 검찰에 사기 혐의로 송치했습니다.
헬스장 등 생활체육시설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23년에만 4,300여 건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면 의심해 보고, 일시불 대신 3개월 이상 할부로 결제하라고 조언합니다.
◀김민정 계명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카드 회사가 중간에서 보험회사 역할 같은 걸 해줄 수가 있어요. 그래서 만약에 내가 카드 대금을 납부하는 과정 중에 할부금을 납부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카드 회사에 지불 중지 명령을 할 수 있게 되어 있거든요."
회원의 피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업체가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은 4번째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