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녹조 독성물질 관련 속보입니다.'
대구 달성군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유해 남세균이 확인됐습니다만,
이후 몇 건의 녹조현상 의심사례가 신고돼 대구시가 검사를 해보니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이 녹색물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가 아닌 현미경 검사를 하면서 정확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지난 10월 12일 대구시에 녹조 의심 사례로 신고된 수돗물 필터를 검사했습니다.
가정집에서 수거해 온 수돗물 필터에서 녹색 물질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확인된 녹색 물질은 인체에 무해한 '코코믹사'라는 녹조류라고 밝혔습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 연구원▶
"이게 코코믹사 녹조류, 이게 필터에서 지금 떼어낸 거예요. 그래서 마이크로시스티스(남세균)가 아니고 필터에 부착해서 따로 사는 종이라고 얘기했는데…"
지난 9월 29일 신고된 가정집의 의심 사례도 '코코믹사' 녹조류로 확인됐다고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검사가 정확하냐는 데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유해 남세균은 크기가 매우 작아서 현미경으로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학계의 설명입니다.
◀신재호 경북대학교 분자미생물학연구실 교수▶
"현미경 상으로는 남세균이든 일반 세균이든 그냥 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거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남세균이 있는지 혹은 어떤 종류인지 현미경으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취재진은 학계의 의견을 토대로 '코코믹사' 녹조류가 나왔다는 샘플을 전문기관에 유전자 검사를 맡기자고 제안했지만 수질연구소는 부정적입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 관계자▶
"유전자 조사로 할 건 아니고 그거는 형체를 볼 수 없는 눈에 안 보이는 그런 걸 확인하기 위해서 하는 거지 형체가 확실하게 육안으로 구분될 수 있는 거는 굳이 유전자 검사로 확인 안 해도 된다."
달성군 현풍읍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는 '코코믹사'가 아닌 유해 남세균이 확인됐지만 대구시는 이 역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구MBC가 이 집의 수돗물 필터를 수거할 때 함께 실시한 수돗물과 아파트 지하 저수조 수질 검사에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크게 완화된 이후인 지난 10월 4일 검사가 이루어졌고 단 한 차례 검사였던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 가정집은 검사 한 달 전인 지난 9월 초부터 수돗물 필터를 교체해 이용해왔고 이 필터에서 유해 남세균이 나온 만큼 녹조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신재호 경북대학교 분자미생물학연구실 교수▶
"(수돗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는 거는 심각한 문제죠. 사실은 나온다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훨씬 자주 검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나 환경에 녹조가 많이 발생할 때는 정말 자주 검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수돗물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구시는 녹조 의심 사례에 대한 조사에서 유전자 검사와 같은 정확한 검사법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