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의 만류와 아쉬움 속에 결국 이근호의 은퇴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담긴 마지막 순간,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처음 펼쳐진 은퇴식은 화려했습니다. 이근호 선수 본인은 물론, 팬들도 상상 이상의 은퇴식에 감명을 받았는데요.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던 인천전을 완벽한 승리로 장식한 '태양의 아들'의 은퇴식은 한 편의 영화처럼 끝났습니다. 은퇴식의 이모저모와 이후 다시 팬과 만난 토크콘서트에서 이근호 선수는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요? 대구MBC 특별기획 '태양의 아들' 마지막 이야기는 '태양은 지지 않는다'입니다.
2023시즌과 함께 이근호의 은퇴 결심은 굳어집니다. 팬들은 물론, 구단에서도 은퇴를 만류하며 조금 더 함께하길 원했지만, 선수로서의 시간을 마감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습니다. 은퇴를 결심한 이근호와 만난 조광래 대표는 은퇴의 시점을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며 대구에서 시작한 화려한 시간을 대구로 마무리하는 것 역시 의미가 크다고 언급하며 아름다운 은퇴식을 약속했습니다.
시즌 중반 결심한 은퇴와 함께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한 은퇴식은 선수 본인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다가옵니다. 구단은 물론, 팬들도 함께하는 모습으로 화려함과 찬란함을 더했는데요. 이근호 선수 역시 경기 전부터 울컥함을 느낄 정도로 팬들의 마지막에 대한 정성은 가득했습니다. 경기 중 태양의 아들 등번호 '22번'을 기념해 펼친 전반 22분 퍼포먼스 감동은 상당했죠. 아울러 이근호 선수의 교체 순간에는 대구FC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가 그의 마지막을 축하하고 함께하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근호 선수는 그 순간 뭔가 울컥함이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소리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고 하는데요. 경기 종료 뒤 이어진 공식 은퇴식에서 결국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참아온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은퇴식 이후 공식 기자회견과 은퇴 팬 미팅 토크콘서트에서 이근호 선수는 본인의 선수 생활과 마지막이 모두 감사하다는 소감을 여러 차례 밝힙니다. 좋아하는 축구를 했을 뿐인데,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감사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본인에게 직접 사인을 받으며 '태양의 손자'를 자처한 고재현이 또 다른 대구의 태양이 될 것이라 언급한 이근호, 대구에서 다시 볼 기회에 대해서는 당장은 아니지만, 기회가 온다면 그보다 큰 영광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근호의 말처럼 '대구의 태양은 지지만, 지지 않습니다', 축구 도시 대구의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