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두 달가량 앞두고서야 겨우 선거제도가 결정됐습니다. 그동안 여-야는 이번 선거를 어떤 방식으로 치를지, 즉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어떻게 할 지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요, 이재명 대표가 결국 현재의 비례대표 배분 방식인 '준연동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인데요,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이런 준연동형 방식을 유지할지, 아니면 그 이전에 했던 방식인 당명에 비례대표 투표를 하는 병립형으로 다시 돌아갈지 의견이 나뉘어져 왔습니다.
'준연동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한 대구와 경북 지역의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Q. 매주 수요일의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함께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이슈의 원인과 이면을 진단하고 앞으로 일어날 전망까지 해보겠습니다. 수요논박의 논객 두 분 소개합니다. 먼저 영남일보 박재일 논설실장님 어서 오십시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세요?
Q. 김동식 전 대구시 의원님도 함께하십니다.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반갑습니다.
Q. 많이 피곤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 분. 두 시까지 축구 보시느라···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졸전의 축구를 본다고 잠을 못 자서 잠이 아까웠습니다.
Q. 자, 우리 정치판은 또 어떤지, 또 이제 총선 다가오는, 정말 전쟁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단은 좀 선거 규칙이라고 해야 할까요? 룰이라고 해야 할까요? 선거 제도는 민주당이 결심을 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것 같죠, 박재일 실장님?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그렇죠. 지금 흔히 말하는 위성정당을 가능하게 하는 그런 준연동제인데, 이게 미적분 공식보다도 어렵다는 선거 제도 아니에요?
Q. 그렇게 또 비유가 또 되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이게, 어떻게 배분을 하는지. 그런데 어쨌든 제가 보기에는 심각한 실수예요.
Q. 그렇게 보세요? 어떤 점에서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건 비례대표의 원래 취지를 굉장히 훼손하는 거죠. 비례대표라는 것이 이게 옛날 박정희 시대 때부터 가는데 유정회(유신정우회) 때부터 가는데 직능 대표라든가 아니면 뭐 이런 것의 취지를 좀 북돋아 주자는 것인데, 첫 번째는 이게 지역에서 떨어지는 비율이 높을수록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한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Q. 지금의 제도는 그럴 우려가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위성정당을 만드는, 첫 번째는 그런 것이고 두 번째는 위성정당, 이거 교육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짝퉁·모조품을 만들어서 이게 진짜라고 투표하라고 그러니까 이게 국민이 지금 어떻게 받아들이겠어요?
Q. 그건 4년 전에 국민의 힘, 그리고 또 더불어민주당 양당이···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지금도 한다는 거 아니에요? 지금도 통합형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통합이 결국은 그게 위성정당이에요. 그러니까 다른 짝퉁 정당을 찍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많이 받아 갈 수 있다는 건데, 제도가 잘못되는 건 빠르게 고쳐야 해요. 이건 제가 보기에는 정치 제도적이든 철학적이든 어떤 정치 가치 대표성이든 그리고 교육적이든 여러 가지로 별로 좋지 않은 그런 선거 제도라 이렇게 보여집니다.
Q.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님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네, 동의하는데, 실장님 말씀에 동의를 하는데, 그러면 병립형은 옳은 제도냐? 그렇지 않거든요? 연동형이나 병립형이나 다, 그러니까 오히려 전체 지지율이 30%, 그러니까 전국적 지지율이 30%인 정당이 30%의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것은 오히려 민주주의 제도에 더 맞는 것 같죠. 30%의 지지밖에 받지 않는데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서 50%의 민의를 대변한다면 과대 대표되는 거니까.
그래서 이런저런 연동형은 여러 가지 뭐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 국민 입장에서는 투표만 하면 되는 거라서 어렵지는 않지만, 어쨌든 저는 연동형이 좋다, 병립형이 좋다 해서 둘 다 좋은 제도는 아니고 문제는 있다, 그러면 이걸 보강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냈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시간을 지나다 보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예전의 방식을 그대로 하는 거죠.
Q. 두 달밖에 안 남았어요.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이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없으니까···
Q. 그래서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준연동형에서 위성정당을 만드는데, 좀 달라진 점은 그게 연합 신당이라는 것이 나왔는데, 박재일 실장님은 똑같은 위성정당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그렇죠. 더불어시민당과 별반 차이가 없겠죠, 예전에.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고 보는데, 어쨌든 이건 이런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재명 대표의 판단과 결정만 본다면, 이재명 대표는 대선 후보로 등장한 이후에 가장 가장 잘한 결정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은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다음 대선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이렇게 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게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개인에 대한 어떤 성공일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래도 길게 보고 제도와 이게 누구 승패를 떠나서 제도가 좋으냐 아니냐, 바람직하냐, 합리적이냐, 어떤 정의로운 제도냐는 것을 따져봐야지, 이건 정의롭지 못해요. 짝퉁을 어떻게 시민들한테 국민들한테 선택하라고 그럽니까?
Q. 그럼 박재일 실장님께서는 위성정당 방지법 이런 것들이 차라리 도입됐어야 한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 걸 했었어야 하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전 우리나라의 정치학자들이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이런 제도를 왜 이렇게, 누가 봐도 얼토당토않은 제도를 만들어서 국민들, 온 국민이 그게 4월 10일 투표하는데, 그게 50cm짜리 투표용지를 두고 뭐 헷갈리게 만들고. 아, 이거 야바위꾼들이 하는 것이지···
Q.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차라리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리고 어차피 선거라는 것이 이게 완벽한 비례적, 순차적인 수학적인 비례로 대표성을 가져갈 수가 없어요. 그러면 선거를, 그러면 국민이 온 국민이 다 같이 직접 투표에 나서야 해요. 국회의원 뽑을 필요가 없죠.
국회의원 뽑는 이유는 어떤 의견을 집약해 가는 하나의 장치이기 때문에 그 장치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가도록 해야 하지, 이게 뭐 자기들도 다 인정해 놓고 국회의원들도 이게 안 좋은 제도라는 걸, 그리고 나서 이대로 시행한다? 저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워요.
Q. 어떤 제도가 더 대표성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판단은 다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좀 오랜 시간 공전을 했습니다만 우리의 이번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르게 됐습니다. 위성정당도 막지는 못할 것이고요. 일단은 이 제도가 우리 대구·경북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 실장님의 이야기를 좀 받아서 이야기를 해보면, 대구·경북의 한 30% 정도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30% 정도가 존재한다고 보여집니다, 역대 투표 결과를 쭉 분석을 하면. 그러면 이 30%, 대구 경북의 30%면 인구 비례로 하면 150만 정도 되겠죠.
150만 정도면 울산광역시, 광주광역시 정도의 인구 숫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울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에 국회의원을 한 명도 뽑지 않겠다라고 한다면, 이 제도는 과연 국민에게 수용되어질까요? 하지만 150만 대구·경북 시민들의 다른 생각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 이 근본적인 제도에 접근을 해야 하지, 이것이 병립형이냐 연동형이냐, 저는 병립형도 이걸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동형이 주장되어졌거든요? 그런데 150만 대구·경북 사람들에게는 한 명의 국회의원을 뽑아주지 않는 이 제도, 과연 옳은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해 봐야 하는 거죠.
Q. 그러면 지금 어쨌든 이번 총선 치르게 되는 이 제도 하에서는 가능할까요?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이 제도도 사실 대구·경북, 그러니까 소수 정당 소수 의견, 그러니까 대한민국 전체로 봤을 때 소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은 배출할 수 있겠지만 지역적 소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없다라는 거죠.
Q. 그래서 두 분 결국 완성되지는 않은 아직도 나아가야 할 우리 길이랄까요? 우리 선거에 좀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불완전한 제도다라는 데는 동의를 하시는 것 같고요.
이렇게 되면서 이제 제삼지대도 좀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움직임을 주시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재일 실장님?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삼지대, 어제 축구 얘기하셨는데 손흥민 선수 우리 있잖아요? 삼지대가 지금 아무래도 이준석, 그리고 이낙연, 개인기가 좀 출중한 분이 지금 나오셨잖아요? 그래서 이 부분이 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아닌가 이렇게 설왕설래가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조금은 지금 동력이 조금 떨어지는 그런 측면도 있다, 이렇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Q. 우리 지역에 이제 국민의힘은 공천 후보 신청이 마무리됐고 민주당은 면접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민주당은 아직까지 예비후보들이 다 등록하지는 않은 상황인 것 같고요. 국민의힘은 지금 예비후보가 넘쳐서 경쟁률이 높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민주당 공천과 관련해서 좀 어떤 말씀 주실 수 있을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국민의힘 지금 공천 전쟁이죠. 아무래도 현재 경쟁력 평가를 하는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심사라든가 면접, 이것이 이어지는데, 또 한동훈 비대위원장, 그리고 윤재옥 원내대표가 정성적으로,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런 장치도 마련돼 있어서 굉장히 당 지도부의 전략적인 전체 선거판을 놓고 그런 판단의 여지가 굉장히 있어서 전략공천이든 아니면 또 현역이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이 조만간 빚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술적으로는 아마 TK는, 대구·경북은 선거가 가장 임박해서 탈락자를 발표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Q. 참모들도 대구·경북 지역에 많이 등록을 했다고 하던데, 끝으로 마지막 말씀 될 것 같습니다.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님은 어떤 말씀 덧붙이시겠습니까?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네, 대구 지역의 민주당 후보 등록을 하고 있는데 아마 후보를 못 찾은 지역구가 한 4개 정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전원 후보를 내는 거는 실패할 거다···
Q. 목표는 그런데 어려울 것이다···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과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느냐? 저는 좀 비관적 전망을 하게 되고요. 오히려 우리 수성 갑, 제가 살고 있는 수성 갑 지역이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왜냐하면 2월 6일 국민의힘 공관위 결정이 주호영 현 의원도 15%의 페널티 적용을 한다라고 했으니까 득표율 15% 페널티를 적용받으면서까지 출전할까? 출전하면 당선 가능할까? 이게 오히려 관전 포인트가 될 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