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암초를 만났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통합청사' 위치 같은 핵심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겁니다.
나름대로 '순항'해 오던 대구·경북 행정 통합···대구-경북 상당한 합의 이루어져
사실, TK 행정 통합은 시도민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 속에서도 속도전으로 전개되며 나름대로 순항해 왔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행정 통합 법률안도 큰 틀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특별법안의 구성과 내용, 통합으로 얻고자 하는 대부분의 특례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각종 권한 이양과 특례 내용 바탕 위에 청사 위치와 관할 구역 조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경북도 특별법안은 행정 통합을 통한 자치권 강화, 재정 보장과 자율성 강화, 시군 자치권 강화, 통합 청사의 현행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통합청사' 어디 둘까?···대구시 "대구·안동·포항 3개 청사 체제" 경상북도 "대구와 안동에 각각 청사 두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사 위치, 관할 구역, 자치 입법, 시군 권한 등 주요 쟁점들은 합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통합청사의 위치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대구시는 대구와 안동, 포항 등 3개 청사 체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인터넷과 공개 석상에서 "시간이 부족하고 국회 통과도 보장되기 어렵다"며 "청사 소재지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결정되지 않고 미룰 경우 통합 후 갈등만 증폭된다"고 경상북도를 압박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지난 8월 16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 기념식에 참석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안 만드는 그걸 국회에 제출해서 주력을 해야 되는데, 관공서 지금 어디에 두느냐 그거 갖고 (경상북도가) 동의를 안 해주는 바람에 8월 말까지 안 되면 통합은 장기 과제로 넘어가고 우리는 여기에 주력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실무진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관공서 배치를 조속히 합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경상북도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경상북도는 청사 소재지 문제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행대로 대구와 안동에 각각 청사를 두겠다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안을 8월 18일 공개하며 맞불을 놓은 겁니다.
이 때문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시한 8월 말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TK 행정 통합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시민·도민 뜻 확인은 어떻게?···대구시 "시·도의회 의결" 경상북도 "주민투표"
이뿐만이 아닙니다. 민의 확인 절차를 두고도 시도 간 이견이 드러납니다.
대구시는 일찌감치 시·도의회 의결을 선택했지만, 경상북도는 '주민투표'를 제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도민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특별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합 우리 손으로 준비위원회' 이창용 준비 위원은 성명을 내고 "대구시나 경상북도에서 제안한 특별법안 내용에는 시군구와 시도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분권 특례가 다뤄지고 있지 못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고, 시도민의 숙의 과정을 거쳐 주민 투표로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행정부장관 등이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순항해 오던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통합 청사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좌초되는 건 아닌지 시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