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말'···'말'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 추진"
"와이프(배우자),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도 내려놔야 한다"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
10월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위원장이 지금까지 쏟아낸 많은 발언 가운데 가장 파장이 컸던 말은 '낙동강 하류' 발언이었습니다.
한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된 뒤 많은 언론사에서 잇따라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낙동강 하류는 바로 국민의힘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영남권 의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영남권 의원들은 뒤에 물러나라'는 의미로 풀이되었습니다.
해당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인 위원장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농담도 못 하냐?"며 수습했습니다.
다시 불거진 '영남권 중진의 수도권 차출론'
하지만 인 위원장은 며칠 뒤 비슷한 말을 또 해 '낙동강 하류' 발언이 결코 실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영남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영남권 중진 의원이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며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의 스타는 서울에 왔으면 한다. 김기현 대표도, 주호영 의원도 스타들 아닌가?"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아직 영남 쪽에는 상당히 쉽게 당선되니까 세대교체 좀 하고, 좀 젊은 사람들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발끈'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공천이 위태로워진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구 달서구 병 김용판 의원은 10월 30일 인 위원장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을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최고의 지지율 높은 데가 어딘가? TK(대구·경북) 아닌가? 그런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뒷전에 서라'하는 말 자체는 마치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는 격이다. 이것은 정말 우리 시도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승만 부정(선거)에 대해서 제일 먼저 나온 게 (대구) 2.28 운동 아닌가? 4.19 단초가 된 것이다. 그런 아주 강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대구 민심이 지금 요동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혁신위의 1호 안건인 사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영남권의 수도권 차출론을 평가절하했습니다.
10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가한 홍 시장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의원이 워싱턴D.C. 갔다 오면 그 선거 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당선 확률이 높은 영남권에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검사 공천설'에 대통령실 참모들이 낙점될 거란 '용산 차출설'이 지역 정가를 달군 상황.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까지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말로 쐐기를 박으면서 대구·경북 의원들의 공천 탈락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