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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모든 공무원을 일본으로 연수 보낸 경북 청도군···김하수 청도군수, 결국 선관위에 고발당해


김하수 경북 청도군수 선관위에 고발당해
김하수 경북 청도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당했습니다. 

청도 군민 이 모 씨는 "김 군수가 군청 소속 전 공무원을 해외로 연수보내고 있는 것은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며 최근 고발장을 선관위에 접수했습니다.

지난 7월 말 경북 선관위에 접수된 고발 건은 8월 청도군 선거관리위원회로 이첩됐습니다.

모든 공무원을 일본으로 연수보낸다고?
청도군청 소속 공무원은 약 800명 정도입니다. 

청도군이 추진하는 선진지 견학 계획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공무원 1명에 100만 원씩 8억 원의 예산을 해외연수에 씁니다. 

각자 3박 4일 또는 4박 5일 일정으로 자유롭게 계획을 짠 뒤 연수를 다녀와서 간단한 보고서만 제출하면 됩니다. 

관내 여행사에 가고 싶은 도시를 알려주면 여행사에서 연수 계획을 짜 주기도 합니다. 

예산 항목은 '국제화 여비'인데, 공무원의 업무 능력을 높일 목적으로 해외 시찰이나 견학을 보내거나 국외 훈련에 쓸 수 있는 예산입니다. 

청도군은 이 예산을 2023년 3억 원 편성했지만, 2024년에는 7억 7,000만 원으로 2.5배 늘렸습니다. 

청도군은 '직원의 식견을 넓혀서 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것'이 전 직원 해외연수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도 군민 반응은 엇갈립니다.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좋은 정책으로 결과를 내면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고, 혈세로 해외여행을 다니면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고발인이 '기부행위'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김하수 청도군수를 고발한 이 모 씨는 고발장을 통해 "청도군청 소속 공무원 대다수는 청도군의 유권자이며, 전 공무원 해외연수는 청도군 발전에 써야 할 군 예산을 유권자에게 기부하여 자신의 득표로 활용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2년 동안 해외연수를 마치면 2026년에 지방 동시선거를 맞이한다"면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상훈도 아니고 업무 연수도 아닌 전 공무원 해외연수는 2년 후 선거를 앞둔 선심 행정으로 명백한 기부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800명을 모두 일본으로만 연수하도록 정한 것은 급조된 해외연수이며, 지속적 사업이 아닌 급조된 사업은 기부행위로 봐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청도군 선관위 "고발 내용 검토하겠다."

청도군 선거관리위원회는 경북 선관위로부터 고발 내용을 이첩한 것이 맞다며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부분이므로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면서 접수한 사실만 확인해 주고,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 정의 등)는 선출직 공무원이 해서는 안 되는 기부행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 항목도 많은데, '지방자치단체가 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ㆍ방법ㆍ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조례에 의한 금품 제공 행위'는 기부행위가 아니라고 돼 있습니다. 

청도군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청도군에는 통상적인 여비를 규정하는 '청도군 지방공무원 여비 조례'는 있지만 전 공무원의 해외 연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조례는 없습니다.

다만 청도군이 2024년도에 책정한 국제화 여비는 청도군의회가 예산안 심사를 벌여 해당 예산을 집행하도록 공식적으로 승인했습니다. 

따라서 선관위가 이것을 '조례에 의한 금품 제공 행위'로 볼 지 여부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판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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