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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들 "정부와 여당, 피해자 구제 외면"

◀앵커▶
전세 사기 피해로 세입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는 등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자가 만 2천 명에 이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선 구제 후 회수'를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대구에서 영남지역 피해자 대표들이 모여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특별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경북과 부산 등 영남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 대표들이 꽁꽁 얼어붙은 날씨에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모였습니다.

2023년 6월 제정된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에 반대하는 여당인 국민의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현재의 특별법으로는 빚을 내서 전세로 살던 집을 사라는 것밖에 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대안으로 '선 구제, 후 회수' 방식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자산관리공사 같은 공기업이 전세보증금 채권을 담보로 해서 피해자들에게 전세금을 먼저 돌려준 뒤 집 주인에게 구상권 행사를 통해 회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상헌 부산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장▶
"피해자들은 어느 곳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저 보여주기 위한 특별법은 아직도 피해자들을 희망 고문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피해 회복 방안이 담긴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12월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했습니다.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신탁사기 피해자에 대한 명도 소송 유예와 공매 유예 등도 개정안에 포함됐습니다.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전세 사기 고충접수센터장▶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사실 국민의힘이 여기에 동의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한 법안 심의 과정에서도 국민의힘과 국토교통부는 사실 피해자가 요구하는 법안 내용에 거의 대부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적자치 영역의 피해를 국가가 혈세로 직접 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최근 사업 실패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직접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인데 무려 85조 원이 투입될 전망됩니다.

전세 사기 피해와 관련해 사적자치 영역의 피해를 국가가 보전해서는 안 된다는 여당의 반대 논리가 무색해집니다.

정부의 정책 실패로 발생한 전세 사기 피해자 1만 2천 명을 구제하는 데 들어가는 지원금은 2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정태운 대구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장▶ 
"저희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투자를 한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투자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희는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저희 주거권 이 하나만을 생각해서 살아가고 있는 진정한 서민이고 동료 시민입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와 여당이 전세사기 특별법을 만들 당시 6개월 뒤에 부족한 부분은 개정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전세 사기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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