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멸 위기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향사랑기부' 제도가 시행된 지도 벌써 1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6월부터는 자신이 낸 기부금을 어디에 쓰도록 할지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도 도입됐습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다양한 '지정 기부' 사업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대구·경북 지자체들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보도에 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내가 낸 고향 사랑 기부금을 어디에 쓸지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가 6월부터 가능해졌습니다.
그러자, 충남 청양군은 정산 초중고 탁구부의 훈련용품과 대회 출전비 지원을 1호 사업으로 내걸었습니다.
모금 목표는 5천만 원, 이미 70% 이상을 모았습니다.
소아암 환자 의료용 가발 지원을 내건 서울 은평구는 목표액의 30%를 이미 넘겼고, 산후조리원 필수 의료기기를 사겠다는 전남 영암군도 목표를 향해 순항 중입니다.
경남 산청군과 하동군, 전남 곡성군, 광주 동구와 남구는 사업을 2개씩이나 내놨지만, 대구·경북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오상철 경상북도 행정지원과장▶
"지정 기부 시행 초기이고, 시군과 또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우리 경북만의 감동 있는 지정 기부 사업을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반 기금 사업도 시작 단계인데, 지정 기부 사업까지 하면 기부금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며 망설이고 있습니다.
◀경북 지역 지자체 관계자▶
"지정 기부라고 올려놨는데 금액이 적게 들어오지 않을까 이런 부분도 우려가 되고, 해보지 않아서 약간 꺼리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김천시와 성주군, 고령군, 칠곡군, 영천시는 지정 기부는 물론이고 일반 기금 사업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2023년 모은 기부금이 사업을 하기에 턱없이 적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경북 지역 지자체 관계자▶
"단발성 사업을 선정하기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장기적인 기금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 기부 금액 전액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였습니다. 2024년 하반기에 기금 사업에 대해 의견 수렴 및 청취를 거쳐서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국에서 출향인이 가장 많다는 경북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인 2023년 모금액 1위를 전남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2024년은 고액 기부 행렬마저 줄면서 모금액이 2023년보다 30% 정도나 더 줄어든 상황.
◀오상철 경상북도 행정지원과장▶
"시즌별로 경품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특색 있는 답례품을 발굴해서 다양한 세대층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하여···"
소액 기부가 몰릴 연말을 기대하기보다는 보다 많은 출향인들이 기부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