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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뭄에 속 타는 마늘 농가

◀앵커▶
마늘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속이 요즘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마늘은 가을에 싹을 틔워 겨울을 나는 작물이라 지금 이 시기에 충분한 수분 공급이 필요한데요, 

2022년 10월부터 대구와 경북에는 비다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늘 재배 면적이 경북에서 두 번째로 넓은 영천의 한 들녘입니다.

이른 봄 싹을 틔우는 의성의 한지형 마늘과 달리, 가을에 싹을 틔워 겨울을 나는 난지형 마늘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곳곳에서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10월 비가 내린 날은 고작 나흘, 이마저도 20mm 남짓인데, 11월에는 한 방울의 비조차 구경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임병일 마늘생산자협회 영천 신녕면회 회장▶
"동계작물이어서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뿌리가 얼어서 2023년 봄에 전부 다 고사, 죽어버리는 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에 겨울 대비해서 충분한 수분과 비가 오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급한 대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마늘밭에 뿌리는 작업이 들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더 추워지면 물을 줄 수조차 없는 만큼 가능한 모든 장비를 동원하고는 있는데, 더 많은 물이 필요한 2023년 봄이 벌써 걱정입니다.

이 마을에 농업용수로 쓰는 저수지입니다.

저수율은 29.4%,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농민들은 봄이 오기 전 준설이라도 해서 물을 더 채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농어촌공사에 건의해놨지만 국비가 지원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정호 영천시 신녕면 신덕2리 이장▶
"물이 안 많습니다. 저수율이 30% 정도입니다. 2023년 봄에 한 번 마늘에 물 대면 거의 모내기는 못 한다고 봐야 해요. 비가 안 오면…"

영천시는 농업용수 부족이 반복되는 지역에 물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습니다.

◀전병삼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 담당▶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유지해서 면밀히 예찰을 하면서 사전에 관계 시설을 점검해서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마련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가뭄에 마늘밭은 속절없이 말라가고 농민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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