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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경북 고령 수돗물에서 또···기준치 2배 가까운 녹조 독소 검출

경북 고령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기준치의 2배 가까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낙동강 수계 수돗물에서 독소가 검출된 적은 있지만, 기준치를 넘어선 적은 아직 없습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11월 16일 오전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북 고령군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기준치(1ppb)보다 두 배에 육박하는 1.9ppb가 검출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가이드라인의 1.9배, 이보다 엄격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 0.03ppb의 6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검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효소면역측정법과 환경부가 사용하고 있는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 "정수 공정에서 완벽하게 (독소 물질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기 때문에 정수 공정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또 우리가 마시는 기본적인 원수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도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고령의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곽상수 고령군 포2리 이장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마시는 주민들은 쉽게 말해서 화도 나고 분노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환경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정기적인 조사와 모니터링,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수돗물 안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정수근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저수지, 댐 다 녹조가 심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취수원이 없다. 저희는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강의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취재진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관계 기관들에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고령 지역 취수원을 위탁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매달 1차례 검사를 포함해 지난 5년 동안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질 검사 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고령군청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며 환경단체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앞으로 대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대구환경청은 제기된 지적에 공감하고 있으며, 관계 기관과 함께 정수 처리 공정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민·관 공동 조사는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상엽 대구환경청 수질관리과장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은 저희 환경부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그래서 이번 건을 계기로 해서 더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서···"

끊이지 않는 수돗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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