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추진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구시가 6월 17일부터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을 신설해 운영합니다.
통합 추진단은 연내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 통과를 위해 특별법안 마련과 낙후 지역 균형 발전 정책 수립 등을 전담합니다.
통합 추진단은 시장 직속, 국장급으로 신설해 2026년 7월 통합 자치단체 출범 시까지 한시 조직으로 운영되는데, 이번에 1국 2과, 15명 규모로 구성한 뒤 7월 조직개편 때 20여 명의 규모로 정식 직제화할 방침입니다.
대구·경북 통합 지자체의 낙후 지역에 대한 균형 발전 전략도 마련됩니다.
경북 북부지역에 산업단지 조성, 관광산업 활성화, 각종 특구 개발, 통합 공기업 이전 정책 등을 추진하고, 통합 지자체 행정조직 배치도 지역 균형을 고려해 지역별 분산 배치를 검토합니다.
통합 지자체가 출범하면 지역 균형발전국을 직제상 최선임 국으로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향후 대구시 통합추진단은 경상북도와의 합동추진단으로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대구시는 시가 구상하는 통합 방안을 신속하게 만들어 경북도, 정부와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통합 특별 법안을 9월 말에 발의하고, 10월 의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안)에 대한 의회 동의 절차를 완료한 뒤 연말에 특별법을 통과시킬 목표로 통합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대구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 5월 17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행정통합 추진에 합의한 이후, 대구와 경북은 각각 기획조정실장을 중심으로 '통합 TF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통합 방향과 추진체계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왔습니다.
이어 6월 4일에는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 시대위원장이 모여 4자 회담을 개최하면서 통합의 필요성과 기본 원칙, 통합 로드맵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를 도출했고, 양 시‧도 의회 의결을 거쳐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을 연내 통과시키기로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대한민국 양대 경제 축을 형성해 정체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재도약 계기가 될 것이고, 오래된 행정 체제를 개편하는 행정 체제 대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행정통합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6월 10일 열린 경북도의회 도정질문에서는 2021년 추진하다 흐지부지됐던 행정통합 논의의 흑역사가 언급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뒤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다시 홍 시장 주도로 도민 의견 수렴도 없이 추진되면서 흡수 통합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질타가 나왔습니다.
청도 출신 이선희 경북도의원은 "지사님, 의회가 거수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양 단체장 간 통합의 의지를 확인한 5월 중순 이후 통합 일정을 공식화한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도민, 그리고 민의를 대변하는 경북도의회는 없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철우 도지사는 아직 논의가 설익은 단계라 먼저 상의하지 못했지만, 통합안의 윤곽이 나오면 당연히 도의원들과 대화할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최대한 이양 받는 것이 이번 통합의 목적이라며, 3년 전 행정통합과의 차별성도 부각했습니다.
주민들도 통합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천군 주민들은 대구·경북 통합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예천읍, 호명읍을 비롯한 지역 여러 곳에 내걸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대구·경북 통합 문제는 경북도민 특히 북부권의 안동·영주·문경·예천지역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대구시가 추진하는 안대로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진다면 경상북도에 속한 기존 시군은 권한이 대폭 축소돼 소멸 위기를 맞은 일선 시군은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1년에도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추진됐었습니다.
당시 안동시 의원들과 안동 출신 도의원, 정동호·김휘동 전 안동시장, 대구·경북 통합 반대 범시민 연대 소속 유관 단체 회원 등 안동과 예천 주민들은 통합을 강하게 반대한 바 있습니다.
한편, 대구시는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서울의 33배, 경기도의 2배에 이르는 한반도 최대 면적의 통합 지자체가 되며, 경기도와 동일한 31개 시·군·구 기초지자체를 가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통합 지자체는 인구 500만의 비수도권 최대 도시가 돼 수도권에 맞서는 새로운 경제 축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