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도립무용단이 안무자의 불공정한 운영 논란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안무자와 단원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는데요.
안무자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적 문제와 평정 시험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상원 기자, 단원평가를 평정 시험만으로 하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기자▶
경북도립무용단은 2년마다 한 번, 하루에 치르는 평정 시험으로 단원들을 평가합니다.
그 결과를 근거로 훈련장, 수석 단원 등 보직 단원을 임명하고, 동시에 일반 단원들을 재위촉하거나 해촉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평정 시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무자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고, 불공정 논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 경북도립단 단원들은 안무자가 평정 시험에 안무자가 편애하는 특정 인물을 보직에 임명시키기 위해 자신이 속한 외부단체 소속 심사위원을 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특정 단원 등 외부단체 활동 참여, 특정 단원에 유리한 평정 과제 선정, 평정 준비시간 차별 등으로 불공정한 평정 시험을 실시해 특정 인물에게 훈련장과 수석 보직을 임명하는 부당한 인사 특혜를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기회에 이 같은 부작용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른 지역에서는 개선책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부산광역시는 2018년, 울산광역시는 2021년 일반단원에 대한 실기 평정 시험을 폐지하고 상시 평가로 전환했습니다.
실기시험 한 번으로 단원을 평가하게 되면 여러 불만이나 부작용이 생긴다는 내부 의견들을 받아들여 3년 동안 생활 태도나 기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꾼 건데요.
이정철 부산광역시립예술단 지부장입니다.
◀이정철 지부장/부산광역시립예술단지부▶
"(단원) 해촉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으로 악용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연습 참여도나 직장 내 화합이나 기량 등 여러 가지 부분들을 3년 동안 평가를 해서 그걸 평가에 집어넣는 방법으로 바꿨거든요"
울산시립예술단 관계자 이야기도 이어서 들어보시죠.
◀울산시립예술단 관계자▶
"평가하는 것보다도 공연에 치중하고 이쪽으로 더 매진하는 게 어떻겠냐는 서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서 진행된 거죠."
◀앵커▶
경북도립무용단의 경우 안무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이 문제가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안무자를 선출할 때 단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부산광역시에서는 단원들이 일정 기간 안무자로 추천된 후보들과 공연 등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진 뒤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후보자가 안무자로 무용단을 잘 이끌어갈 자질이 있는지를 단원들이 미리 체험해 보고 의견을 내도록 하는 건데요.
이정철 부산광역시립예술단 지부장입니다.
◀이정철 지부장 부산광역시립예술단지부▶
"안무자 추천위원회를 통해서 세 사람 정도가 파이널(최종후보자군)로 올라가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는 단원들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간을 둬서 공연을 같이하거든요"
부서를 계속 옮겨 다니는 공무원은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안무자 등 예술감독이 예술단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지자체는 서면상 문제가 없으면 방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술단 운영의 구조적 한계와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평가 제도 개선과 예술감독 선발 과정에서 단원 의견 반영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