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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 추궁위원회? '2차 가해' 논란


◀앵커▶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교육활동에 침해를 받을 경우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오히려 교사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2차 가해를 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변예주 기자? 먼저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 주시죠.

◀기자▶
6월 말 대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 교사가 교실에서 한 학생이 욕설을 하는 행위를 말리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위협을 당했다고 학교에 신고를 했습니다.

교사는 학생이 자신은 욕설을 하지 않았다며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흥분한 상태에서 화장실에 가서 변기 뚜껑을 뜯어와서 교사를 향해 계속 노려보며 위협을 했다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는데요.

그런데 교사의 요청으로 열린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해당 교사는 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위원장이 학생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와 진술의 신빙성 등 심의 과정에서 교사의 문제점만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고, 교권 보호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교사는 위원장이 자신에게 "학생이 이렇게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굳이 그렇게 끝까지 얘기하셨어야 하나요?  선생님이 변기 뚜껑을 들었다고 하셨는데, 나중에 뺏었다고 하셨습니다. 진술이 다른데요?"라며 자신의 태도를 계속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선생님 얼마나 많이 힘드셨나요? 그로 인해서 어떠신가요?라고 얘기하시는 분들 한 분도 없었고, 교권 보호가 아니라 교사 추궁위원회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교육청의 교육활동 침해 사안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책임을 추궁하는 발언 등은 하지 않도록 주의사항으로 되어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교권보호위원장은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해당 학교 교권보호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 질문이었을 뿐 교사를 질타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학생이 변기 뚜껑으로 교사를 위협하려고 했다는 부분에 대한 선생님의 정확한 진술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한편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보호위원회 구성에서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위원 비율이 낮은 데다 외부 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구교사노동조합은 비슷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이 학교에서는 교권 침해가 인정이 되고, 이 학교에서는 교권 침해가 아닌 걸로 판정이 되는 등 위원들의 전문성 문제가 계속 부딪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있다고 교육계에서는 얘기하고 있는데요.

교권 침해 원인을 제공한 학생에 대한 처분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교사는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가 없는 문제, 교권보호위원회를 해당 학교가 아닌 교육청 산하 독립기구로 두고 관리하는 방안 등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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