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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무너진 교실···현실판 ‘교권보호국’ 필요할까?

김은혜 기자 입력 2026-06-30 10:00:00 조회수 32

드라마 <참교육> 열풍을 계기로 악성 민원과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한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교육 현장의 현실적인 제도 개선을 둘러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는 '학교 교육의 사법화'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가이드라인 합의에 대한 필요성이 긴급하게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토크ON'은 교실 붕괴의 위기 속에서 무너진 학교 공동체를 다시 회복할 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드라마 ‘참교육’에서 가상의 ‘교권보호국’이 등장합니다. 초법적인 기관으로 즉각적으로 분리시키고 징계도 바로 내릴 수 있고 법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드라마 안에서는 그렇게 상정되어 있는데요. 

교육부가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에 교사들을 민원에서 보호할 조직을 만들기는 했습니다. 전국의 학교 단위마다 ‘민원대응팀’을 신설했는데요. 현실에서 민원대응팀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민원대응팀은 지금 추가 인력 배치가 없다 보니까 기존의 구성원 간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고요. 교무실에 오는 전화를 교사가 받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민원대응팀은 한마디로 ‘보고서용 조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교사 안심번호 서비스나 사전 상담 예약 시스템 도입과 같이 여러 민원 체계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다 보니 하나의 통일된 방식은 현재 없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다 보니 교권에 관심이 커지고, 경기도나 충남 등 일부 교육감들이 드라마의 교권보호국과 유사한 기구를 만드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두 분께서는 ‘현실판 교권보호국’이 정말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해결책으로 드라마처럼 폭력적인 방법이나 무소불위의 권한 작동에 대해서는 당연히 동의하기가 어렵고요. 힘의 논리를 가르치고 학습하는 형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드라마에서도 공동체 전체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동체 위기가 심각한 만큼 학교 공동체 전체의 회복을 다루되, 중장기 로드맵을 짜고 정교하게 프로세싱하며 일관되게 추진해 내는 부서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고요. 조직 규모나 권한에 대해서는 앞으로 합리적인 논의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보미 위원장님은 ‘현실판 교권보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저도 같은 맥락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드라마만큼은 아니더라도 권한이 있고 의지가 있는 책임 있는 당국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서 기능을 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사를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 보호한다든지 교육활동 침해 예방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정도겠지만, 현실적으로 <참교육>과 같은 방식은 어려운 것은 당연하고요. 민원 처리에 있어서 권한이 조금 더 확대되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학교에서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최근에는 법적 소송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의 사법화'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보미 위원장님 어떤 상황인지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요즘은 학폭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을 하고, 신고가 되면 ‘맞신고’로 진행이 됩니다. 교육 활동 전반이 소송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는 것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장 체험 학습도 같은 맥락이고요. 

이러한 피해는 공동체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주어지는데, 특히 변호사 비용 지출에 있어서도 경제적 차이로 인해 가해자·피해자가 뒤바뀔 수 있으니 교육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 내에서 심각하지 않은 요건을 충족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체 내에 종결 권한을 주고 교육적인 방식의 중재나 개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은영 대표님은 이런 경우 많이 보셨습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많이 봤죠. 아이들이 성장하는 다툼은 대부분 쌍방입니다. 툭툭 치고 받거나 말싸움을 하다 생긴 일에 '왜 나만 피해자여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요.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법률적인 자문을 구하다 보면 변호사로부터 "맞고소 상황도 만드셔야 합니다"라는 자문을 실제 많이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동체적 해결에 대해서 긍정적인 경험이 있는 분들은 "거기까지는 가지 맙시다" 하고 만나서 대화하려는 시도도 해보는데, 상대방이 받아줘야 가능한 일이어서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소개하고 싶어요. 코로나 직후에 아이들의 대면 등교가 시작되었을 때 교실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때 지역사회의 예산으로 학교에 갈등 상황이 있다면 전문가를 보내드릴 테니 신청하시라는 활동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갈등 중재 전문가’를 보내드리고 돌아온 피드백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이들이 학폭 신고로 가기 전에 조기에 개입해서 중재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선생님들의 피드백이었고요. 또 하나는 "학기 초에 보내주지 그러셨어요"라는 피드백이었습니다. 

학교도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 예방과 조기 개입을 많이 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요. 교장 선생님께서는 "사법적인 경험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해결에 성공했던 경험은 앞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데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학교 공동체 안에서 이렇게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감사한 후기를 주시기도 해서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생활지도 권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서, 선생님들의 생활지도 행위가 아동 학대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도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아동 학대 유형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지고요, 소모적인 논쟁이 끝나야 정상적인 교육 현장이 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생활지도는 학교 내에서 굉장히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가 되기 때문에 모든 생활지도의 방식을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어렵고요. 학대 행위를 규정하고, 학대가 아닌 것은 허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생활지도 권한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학부모 단체에서도 의견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학부모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지도를 위해 필요한 선을 정해보자는 논의는 없었습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실제로 토론을 많이 합니다. 요즘에 "보통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기본적인 마지노선이 너무 내려갔다"라며 속상한 말씀들을 많이 하시고 저도 많이 느낍니다.

학교 안의 혐오나 집단 따돌림처럼 비타협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한 보장과 안정성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정당한 것인지 이런 선은 합의해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드라마 <참교육>이 교육 현장이 완전히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절감하게 해 준 역할은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처벌 위주의 사이다 결말이지만, 교육은 그런 게 아니지 않습니까? 무너진 학교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어떤 게 있을지 마지막으로 말씀 듣겠습니다.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신뢰 회복’과 ‘제도 마련’이라는 또 하나의 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공동체 선언문 낭독 같은 것들은 알맹이가 빠진 퍼포먼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 간 신뢰와 존경, 배려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 공동체와 학생들을 결코 보호하지 못한 현실이 드러났고요. 악성 민원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갖춰져 있어야 선량한 학부모님, 학생, 교사들을 보호하고 그러다 보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신뢰 관계가 싹틀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우리 교육을 돌이켜 보면 '이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제 개인과 공동체가 선순환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데까지 교육의 개념을 확장하고 국가 비전을 세우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면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보면 ‘공동체 의식 함양’에 대해 제시되어 있고요, OECD 2030 학습 나침반에 제시된 비전을 보면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 책임지는 ‘공동체 학교 개념’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도 공동체의 개념을 교육에 넣어서 확장하는 일이 필요해 보이고요. 학교에 학생회, 교사회, 학부모회가 있는데 앞으로 실제 의견 수렴과 의사 결정을 하는 학생회, 민주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학부모회, 수평적인 회의 기능을 하는 교사회가 각각 발달할 때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학교 전체의 민주성과 자치성이 살아날 때 비상식적인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은 자정적으로 잦아들어 갈 것입니다. 실제로 1,300여 명이 넘는 학교 규모에서도 몇 년간 학폭 신고 한 건도 없는 학교도 있기에 그러한 지혜를 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과 함께 드라마 <참교육>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교실의 상황과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토크ON’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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