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우리나라 교육 현실 속 문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과 악성 민원 등으로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학교 현장에 개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토크ON’은 드라마 <참교육> 열풍으로 본 교실의 과제는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두 분 모셨습니다. 드라마 <참교육>이 전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도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선을 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문제가 있는 교육의 세 주체를 강한 공권력으로 제압하는 이른바 '매운맛 판타지'라고 합니다. 드라마가 교육 현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전은영 대표님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그동안 교육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은 많았었죠. 고전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부터 최근의
영웅이 등장하는데 현실에서는 왜 공동체적 해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지, 우리가 판타지 속 영웅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고민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현실 반영과 함께 우리가 고민할 주제도 던져줬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보미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참교육>이 워낙 화제작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습니다. 왜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지 알겠더라고요. 자극적인 요소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걱정 어린 시선으로 시청하다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지면서 끝내 학생들이 교권보호국 감독관의 교육을 받고 나서 문제가 해소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의 위기 상황을 너무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교사나 학생, 학교가 무력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현주소를 여실히 잘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른바 '빌런형 학부모'라고 불리는, 선생님들을 괴롭히는 악성 민원을 심하게 넣는 학부모 사례가 나옵니다. 담임교사에게 "받아쓰기 틀린 문제에 빗금 치지 말아 달라“,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으니까 이런 행동은 하지 말아 달라" 이렇게 말합니다. 현실을 잘 반영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드시는지요? 아니면 드라마 속에만 존재하는 현실로 보시는지요? 악성 민원의 실태는 어떻습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놀라우셨겠지만 실제 일어난 유사 사건을 각색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교사라면 한 번쯤 본인이나 동료 교사를 통해 이러한 사례를 접한 분들이 많을 정도로 흔한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드라마 속 교권 침해 사례는 판타지가 아니라 다큐라고 생각하시면 될 정도로 실제로 황당한 민원들이 굉장히 비일비재하고요.
교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요구하시기도 하지만, 민원인께서 사회적 분위기나 본인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인식해서 간접적으로 본인을 밝히지 않고 학교나 교육청에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하십니다. 그러고도 해결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말하거나, 실제 고소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은영 대표께서는 학부모 단체 대표시잖아요. 이른바 ‘빌런형 학부모’에 대한 지적을 다른 방향에서도 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문제의 배경을 살펴보면 실제 코로나 시기에 위축됐던 소통들이 아직 온전히 복원되거나 재건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개인화라는 사회적 현상이 있고요. 또, AI와의 결합이 등장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질문을 할 일이 있으면 사람을 만나서 물어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든 어른이든 AI에게 먼저 물어보죠. 그래서 점점 더 고립될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추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또,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권리 주장이 높아진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도 선진국형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학부모에게 자꾸 ‘악성 빌런’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정당한 민원이나 자녀 보호를 위해서 이의 제기를 할 내용들이 있을 때도 '내가 이런 이의 제기를 하게 되면 혹시 내가 이른바 빌런 학부모가 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정당한 이의 제기도 못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실제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서이초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학부모님들도 굉장히 충격이었고 9·4 추모제 때는 "선생님들 편히 가서 추모라도 하세요"라며 지지 현수막을 걸기도 한 학부모님들도 계셨는데요. 같이 가슴 아파하면서도 건강한 학부모 활동이나 건전한 의견들도 제대로 소통이 안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긴 했습니다. 소통 창구가 단절되면 점점 불안이 확대되기 때문에 건강한 소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보고요.

먼저 수요자, 공급자 구도, 교육이 서비스라는 개념이 교육계에 있습니다. 이것을 국가 수준에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1990년대 이후에 학교 자치가 확대됐는데, 국가와 학교는 공급자, 학생과 학부모는 수요자 구도가 잡혔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를 중간에 두고 선생님과 학부모 두 어른이 이분법적으로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 입장에만 있으면, 학교 공동체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한다고 보기에 국가 차원에서 시급하게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각종 공문이나 교육 자료들을 보면 아직도 이러한 개념들이 살아 있기에 서둘러 고쳐주셨으면 하는 당부를 드리고요.
두 번째로 학교 단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정기적으로 모여서 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교들이 전국 단위에서 보면 제법 있습니다. 아이들이 주제를 모아오는데 "학교 종소리 너무 딱딱하지 않아요?"라거나, 교복 편한 디자인으로 바꿔보면 어떠냐는 학부모 제안이 있어서 교복 디자인을 바꿔보기도 합니다. 소소해 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매일을 지배하는 일이거든요.
학교의 일상을 교육의 3주체가 만나서 토론하고 논의해서 함께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복도에서는 어떻게 해야 안전하지?"라는 생활 약속들을 정하는 학교 사례도 있습니다. 만나서 자주 대화하다 보면 "나 이럴 때는 힘든 것 같아"라는 선생님들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은 "이럴 때 난 어렵네" 하며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라포가 형성되고 신뢰가 흐르는 공동체가 만들어집니다. 신뢰가 기반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가 ‘건강한 소통 창구’라고 말하지만, 당사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건강성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교사 관점에서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건강한 소통 창구는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과거에 우리나라 교육 현장은 교사나 기관의 권위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상호 간의 예의나 배려, 존중 같은 것들로 유지가 잘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가 변했고 권위가 많이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서, 책임과 권리 사이의 균형을 바로잡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지켜지지 않았을 때의 페널티나 규정, 규율이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서로의 책임과 권리를 공통 규칙, 법, 제도 등을 통해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개인 전화로 연락하지 않는다든지 근무시간 준수 같은 것은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악성 민원’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하고 일부 악성 민원인의 행위에 대해서 페널티가 있어야 그 외에 말씀하신 선량한 소통이나 상담들이 위축 없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학부모 단체는 소통 자체를 확대하는 게 라포를 형성하는 데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우선이지만, 교사는 정확한 넘을 수 없는 선을 정하고 그 선을 넘었을 때는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드라마를 보면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과연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인데, 실제로 교실에서 선생님께서 체감하는 교권 침해나 무력감의 정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선생님들께서 민원이 있을까 봐 애초에 민원 소지를 만들지 않고자 적당히 흐린 눈을 하는 경우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요,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교사들이 위축되고 무력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조금만 수틀려도 아동 학대나 여러 이유로 고소하겠다고 하시니까요. 기본적으로 법적인 일에 휘말리고 싶은 교사는 아무도 없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교사는 교권보호국 덕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신 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곧 서이초 선생님의 추모 3주기가 되다 보니, 현실은 드라마와 달랐던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교권 침해 사안을 심의하기 위해서 ‘지역 교권보호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제도의 문제나 한계는 어떻습니까?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교권 침해가 심한 경우나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을 하다가 위기를 느끼고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신청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교사 대부분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자체에도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보위를 열면 ‘아동 학대 맞신고’를 당할까 봐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법이 개정돼서 교권보호위원회 내에 교사 위원을 일정 비율 이상 두게 하는 법이 11월에 시행될 예정인데요, 이전에는 학교 상황이나 교사를 보호하기보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사나 학교를 추궁하는 식의 발언들도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교권보호 5법'이 통과되면서 교사들의 처우가 나아지지 않았을까, 힘든 점이 개선되지 않았을까 기대했을 것 같은데 여전히 힘든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교사들은 정서적 아동 학대 신고와 관련한 공포로 보이는데요. 학부모 단체에서 보실 때에는 어떻게 보십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이 부분은 학부모 단체끼리도 의견이 통합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민감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실제 조사를 해보면 대부분 아동 학대 신고 이후에 법원으로 넘겨지는 사건 비율이 굉장히 낮죠. 그렇지만 실제 있었던 학대가 1%라도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쉽지 않은데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법과 제도가 다져지더라도 일상에서 우리가 살면서 매일 법을 따지고 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공동체 내의 신뢰와 라포가 함께 확산해야 선생님들이 법 개정을 실제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앞으로 개선해야 할 방향이나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결국 보복성 아동 학대 신고로부터 법정에 서는 교사들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아동 학대 신고 시에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하는 법도 만들어졌는데, 실제 기관에서 경찰의 협조가 소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관에 민원을 또 넣기 때문이죠. 그래서 악성 민원 처벌이나 권한이 미비하다 보니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고요.
현재 정서적 아동 학대가 모호하게 재판에서만 판단하고 있다 보니 정서적 아동 학대 판단 기준을 따로 둬서 기소 가능한 요건 자체가 구체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단 기준이 경찰 조사 같은 사법기관에서부터 명확해야 하고, 무혐의나 무죄가 판결되면 '아니면 말고' 식의 기소에 대해서는 교육 당국에서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번 드라마 내용에서 교실에서 마약이나 사이버 도박 이야기도 나옵니다. 마약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이버 도박에 대한 이야기들, 현장에서 활동하시면서 들어보신 내용이 있으십니까?

[전은영 전국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마음 아프지만 학생 대상으로 도박 예방 교육을 한 지도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사이버 도박으로 실제 현금을 잃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싸우기도 합니다.
범죄와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사이버 도박 범죄 뒤에는 반드시 조직적인 어른 집단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청소년을 이용하거나 청소년을 도구로 활용하여 범죄를 저지를 때에는 개인에 대한 피해를 넘어서서 학교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리는 일이기에 엄중히 다뤄야 합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학교가 범죄를 저지르기에 굉장히 용이한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저 역시 충격적이었습니다. 청소년을 도구로 이용하는 어른들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보미 위원장님, 사이버 도박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도박 현실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으시나요?
[이보미 대구교사노동조합 위원장]
학생들의 정보통신 이용 능력은 어른을 초월할 정도이지만, 사회적으로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가 부실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이버 도박 노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 ‘휴대 전화 수거’를 하는 학교들이 있고요.

그렇지만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기술적 방법이 함께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드라마에서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휴대폰 수거할 때 학생들이 공기계를 제출해서 눈속임할 때도 있고 날이 갈수록 이런 방법들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휴대 전화 수거나 보관에 따른 책임 소재나 업무 부담도 현실적으로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휴대 전화 회선을 필요할 때만 통제하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방안을 교육 현장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학교 상황에 맞게 방법을 선택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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