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대상의 사용에 있어서 통제가 불가능하고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인데요. 중독은 단순한 의지나 결심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도 합니다. 일상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중독의 종류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자섭 원장과 알아봅니다.

[오서윤 아나운서]
중독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중독은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이 있는데, 대표적인 행위 중독으로 도박 중독이 있습니다.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내성, 금단, 조절력 상실, 여러 가지 손해, 갈망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는, 즉 기간과 증상 종류를 봅니다.

도박 중독(장애)에서는 거짓말이라는 아주 특이한 진단 항목이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들은 속이고 거짓말을 잘합니다. 왜냐하면 도박을 계속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추격 도박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내가 잃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 도박하는 경우도 하나의 증상입니다. 그리고 금전 손해를 만회하고 회복하기 위해서 도움을 받는 것도 도박 중독 진단 항목이 됩니다.

중독은 초기에 호기심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점점 많이 하게 되면 남용이 나타나고, 중기로 넘어오면 의존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내성과 금단이 생긴 거고요. 경제적, 직업적, 사회적 문제가 생겨 많이 힘들어지는 상황까지 오는 게 말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독은 관리가 쉽지 않은 병인데요. 치료가 시작부터 좀 어렵습니다. 시작부터 어려운 이유가 문제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 스스로 안 찾아오고요. 병원에 와도 거부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중독은 만성적인 병이지만 가정 내 문제와 비협조로 인해 관리나 치료를 오랫동안 끌고 가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변화 단계라는 게 있는데요. 나는 문제없다고 거부하는 인식 전 단계에서 열심히 상담한 뒤에 인식 단계로 넘길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종결까지 가기 쉽지 않고 재발했을 때 다시 포기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래서 변화 단계가 아주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실행, 유지, 종결 단계가 오래 지속돼야 하는데, 재발하는 게 쉽기 때문에 중독은 조금 어려운 병이라고 보면 됩니다.

(구성 김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