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대상의 사용에 있어서 통제가 불가능하고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인데요. 중독은 단순한 의지나 결심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도 합니다. 일상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중독의 종류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자섭 원장과 알아봅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환자 본도 중독이 분명히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끊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중독은 내 의지로 안 되는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뇌 질환이라고 하는데요. 뇌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쾌락 중추’가 작동하면서 도파민이 올라갑니다. 유달리 많이 올라가는 사람이 있고, 적게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런 보상 회로가 예민한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쾌락 중추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고요.

제가 도파민을 말씀해 드렸는데, 도파민은 사실 좋은 겁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포근한 우정, 사랑, 성취감을 느낄 때 나오는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도파민은 정상적인 거고 권장할 만한 아주 좋은 거죠. 그런데 쾌락 중추를 많이 자극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쾌감이 요인이 되는데요. 요즘 문제가 되는 마약을 포함해서 알코올, 니코틴, 도박, 인터넷 등이 인위적인 도파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상 회로가 너무 쉽게 과활성화되는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데요. '지연 보상'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라톤을 3시간 정도 뛰고 나서야 쾌감을 느끼거나, 우승이나 입상하는 것은 상당히 늦게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그것도 열심히 뛰어야 보상이 이루어지고요. 그렇지만 중독은 즉각 보상을 원하는 거죠. 내가 두세 시간 기다릴 거 없습니다. 그냥 바로 해야 하는 거고요.

중독은 그 사람만의 기질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두 부류로 나눠 본다면 '자극 추구형'과 '위험 회피형' 인간이 있습니다. 자극 추구형은 제가 흔히 한마디로 호기심 천국이라고 합니다. 얼리어답터 같은 분들이 자극 추구형 인간인데요. 이분들은 도파민이 좀 더 과활성화되는 사람이고요. 이분들은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바로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중독 질환에 쉽게 노출이 되고 빠지게 되고요.

위험 회피형 인간은 세로토닌이 좀 더 우세한 인간입니다. 이분들은 위험한 것이나 처벌 등을 두려워하면서 조심하는 특성이 있죠. 그래서 이분들은 우울증이나 강박증 쪽으로 빠질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 성향을 봐도 아주 과감하게 투자하는 분들은 자극 추구형으로 중독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나는 못 벌어도 좋으니, 원금만 지키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위험 회피형 인간으로서 중독에 빠질 위험성은 낮다고 보면 됩니다.

(구성 김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