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대상의 사용에 있어서 통제가 불가능하고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인데요. 중독은 단순한 의지나 결심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도 합니다. 일상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중독의 종류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자섭 원장과 알아봅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본인은 음주 중독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 기준이 약간 모호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도 한 번 접근해 보고 싶은데요. 아이들이 게임을 일주일에 몇 번 즐기고, 한 번 즐기면 몇 시간 즐기고, 과연 어느 선을 중독이라고 해야 할까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
게임 중독 어렵죠. 실제로 하루에 4시간을 기준으로 잡아서 4시간 이상 게임을 하고, 한 주를 통틀어 봤을 때 30시간 이상 게임을 한다고 하면 게임 중독으로 분류하기도 하고요.
그러면 정상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게임 시간은 하루에 2시간 미만입니다. 2시간 넘어서면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약간 위험하다고 보면 되겠죠.
[오서윤 아나운서]
성장기 아이들 같은 경우는 일반 성인들보다 통제력도 부족하고 미숙한 경향이 있다 보니 중독에 좀 더 쉽게 노출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실제로 성장기 아이들의 뇌 구조가 중독에 조금 더 취약하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은 뇌가 덜 성숙했습니다. 특히 머릿속에서 제일 중요한 뇌는 전두엽이라고 해서 앞머리겠죠. 앞머리 중에서도 제일 앞에 있는 전전두엽이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이 특히 덜 성숙돼 있습니다. 전전두엽은 고차원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통제력과 충동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거든요. 그런데 청소년들은 그 부위가 특히 덜 성숙했기 때문에 중독에 좀 더 취약하고 중독에 빠졌을 때도 회복하기 더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나이로 보면 한 20대 중반부터 서른 가까이 돼야 전전두엽이 다 성숙됩니다. 그래서 성숙될 때까지는 아무래도 게임·도박 등의 중독에 안 빠졌으면 하고, 서른을 넘어가면 그래도 머리가 다 성숙이 됐기 때문에 약간은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말씀도 드려봅니다.
[오서윤 아나운서]
중독도 치료하기가 벅찬데, 이 중독이 또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고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
중독의 특징 중에 중독만 있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이 있습니다. 여러 병과 혼재돼 있는데요. 제일 많은 것이 기분 장애입니다. 여러분들 아시는 우울증, 불안증 같은 게 있고요. 또 양극성 장애라고 하는 조울병이 있죠. 그리고 소아 청소년들한테 많은 ADHD, 이 네 가지가 대표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밤새도록 게임을 하게 되니까 잠을 제대로 못 자죠. 불면증도 생기고요. 충동 조절이 특히 더 안 되는 경우는 ‘충동 조절 장애’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독은 중독 하나만 잘 안 걸려요.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의 중독을 치료해 놨더니 도박 중독으로 넘어가고, 도박 중독을 치료해 놨더니 알코올 중독으로 넘어오고, 이렇듯 중독도 함께 하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 질환 때문에 사실 치료하기도 쉽지 않고 또 환자를 오랫동안 도와주기에도 쉽지 않은 것이 중독의 특징입니다.
(구성 김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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