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이번 칸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감독과 배우가 수상했는데, 조금 드문 일 아닌가요?!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로 송강호가 남우 주연상 수상
-> <해어질 결심>의 남자 주인공 박해일의 인터뷰 “국내 영화제 같은 느낌!”
칸 영화제 감독상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수상 (20년 만의 경사)
-> 조선 후기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담아낸 영화 최민식 주연 (각본 김용옥)
나의 소감: <헤어질 결심>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
-> 박찬욱 감독 영화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폭력적 <- 잔인하고 피비린내 진동!
-> 이번 영화는 그런 자극적인 장면이 상당히 완화 혹은 순화
<브로커>의 주인공 배역을 맡은 송강호의 연기는 다소 밋밋하고 평범
-> 수상의 근본적인 동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
2) 박찬욱 감독의 작품세계를 정리해서 말씀해주시면 <헤어질 결심> 이해에 도움이 될 듯?!
그를 기억하게 한 첫 번째 영화는 2000년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
남북한 병사들이 우연히 마주하게 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살인사건
2002년 연출한 <복수는 나의 것>에서 사회문제 (가난과 신장 이식. 복수)
2003년 <올드 보이>는 일본 만화 원작 -> 아주 끔찍한 영화로 기억 (카타르시스)
2005년 <친절한 금자씨>는 피 냄새로 가득한 잔인한 영화 (이영애도 배우로구나!)
2009년 <박쥐>와 2015년 <아가씨>로 국제적인 명성 획득 -> 나로서는 별로!
박찬욱 영화에서 살인과 폭력은 거의 빠지지 않는 소재이자 주제 아닌가?!
그만큼 원색적-자극적-폭력적 (세상은 폭력과 살인으로 점철돼 있다?!)
3)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의 이전 영화들과 결이 다소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인데?!
우선 자극적인 살인과 폭력적인 장면들이 대거 사라짐 (긴장 안 해도 좋음)
살인사건이 영화의 모티프로 작동하지만, 그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폭력은 실종
살인사건과 연루된 유력한 용의자가 한국인의 피를 나눈 중국인 송서래 (탕웨이)
송서래를 수사하던 엘리트 경찰이자 최연소 경감 장해준 (박해일)
그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내밀하고 이해하기 까다로운 감정의 은밀한 교감
친모의 바람(안락사)을 들어준 서래가 한국에 들어온 후 전남편과 어떤 관계?!
그의 죽음 이후 서래가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해준과 맺는 심리적 연대 (교감)
해준은 원전을 철석같이 믿는 아내 정안과 행복한 부부생활 – 모범생
하지만 그는 안구건조증과 심각한 불면증 (1시간에 47번 깨어남) 고통
꼿꼿한 자세의 서래 (그것은 그녀의 많은 것을 설명)
깔끔하고 예의 바르며 친절한 경찰 해준 (그것으로 그에게 끌리는 서래)
살인 용의자, 그것도 남편을 죽인 용의자와 수사관의 끌림과 그 결말
4) <헤어질 결심>에서 정훈희의 노래 <안개>가 자주 나온다고 하는데, 무슨 관계가 있는가?!
안개는 사물과 자연과 인간과 인간의 집들까지도 보이지 않도록 하는 존재
->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면 사라지지만, 그전에는 모든 것을 가리는 강력한 물질
-> 뭔가 알 듯 모를 듯 혹은 그 본질이 아리송하면 ‘五里霧中’
1967년에 출품된 노래 <안개> 2절 가사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나는 당신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요”라는 서래의 대사
-> “당신은 평생 나를 찾아다녀라” 하는 사랑 고백 혹은 예언
여기서 생각할 문제는 왜 우리는 특정한 상대에게 거침없이 끌리는가, 혹은
왜 어떤 사람들은 까닭 모를 치명적인 매력으로 상대방을 매혹하는가?!
5)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으면 한 가지만 소개해주면 좋겠다!
파도치는 동해안 백사장에서 서래를 찾아 헤매는 해준의 모습을 담은 장면
나는 서래와 해준이 절집에 있는 法鼓, 梵鐘, 木魚, 雲版이 있는 범종루 장면
서로의 감정을 알 듯 모를 듯 주고받는 장면 (왜 우리는 서로에게 끌리는가?!)
서로에게 끌리지만, 그런 감정을 감춰야 하는 용의자와 경찰의 신분
그러나 끝내는 그런 감정에 굴복하고, 그것이 가져오는 치명적인 결말에 관심
-> 하지만 사랑은 그 모든 것에도 시작된다!
살인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의 비극적인 운명 정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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